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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운전자 난동사건.ssul
게시물ID : humordata_1867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0
조회수 : 287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0/06/10 19:12:13


덥기가 히터틀면 딱좋은 날씨라 에어컨 4단 올려놓고
가양대교쯤 달려가고 있는데 썬팅너머로 자기주장 확실한
해를 보고나니 문득 집에가고싶다 라던지 엄마보고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엄마. 그곳에선 잘 지내고 계시죠?

왜냐면 우리엄만 그시간에 마트에서 일하고있으니까.

아왜요 우리엄마 내가드립친거임 탈룰라아님.

가양대교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난 거기로
들어가야했고 입구쪽엔 수신호를 하는 사람이 운전석쪽으로
차를 붙여 가라며 수신호중이였다.

ㅇㅋ 하면서 차를 운전석 쪽으로 붙여가는데 맹세코
난 이 모든 일들이 한순간에 우연처럼 맞아떨어졌음을
맹세한다. 신의 이름을 걸고 그건 결코 내 의지가 아녔음을.

차들이 수신호에 따라 왼쪽으로 차를 붙여 서행중이고 차는
멈추고 가길 반복했고, 수신호 하는 사람들이 한손으로는
서행하시오 플랜카드를 들고있고, 한손으로는 손을 아래위로
흔들며 방향을 왼쪽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나도모르게 
창문을 내리고 풋쳐핸접을 외치고 싶은 욕구로 가득찼다.

정말로 거짓말이 아니라 난 그때 드렁큰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듣고있었고, 사람들은 플랜카드를 든 채
손을 흔들고있는데 차는 서행중이고 야 이거 풋쳐핸접 안하면
다음생에도 내 기억은 온전히 다음생에 있겠지만

'어라 나 어째서 풋져핸접이?' 하면서 나도모르게 올림픽대로를
향해 손을 흔들것만 같았다. 그전에 내가 한국사람이 아니라
미국사람 뭐 이런거면 금문교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웰 아돈노
벗 암햅빈 리멤바 썸띵 할거같은 후회의 막심이 들거같아


결국 차가 멈췄을 때 창문을 내리고 말았다.

당연히 수신호를 하던 다섯명의 사람이 날 쳐다보며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댔고 난 외쳤다.

"에블바리 풋쳐핸접!"

진짜로 공기가 얼어붙는데는 채 0.3초가 안걸렸다.
근데 여기서 멈추면 진짜로 미1친놈 될거같아서

"힙합을 사랑한다면 내게다가... 죄송합니다. 더우시죠.
재미있으시라고... 죄송합니다." 하면서 창문을 올리는데
간혹 잘 안올라가는 창문은 그순간 더 안올라가고 나랑
눈마주치던 '뭐지 강남 미1친놈 학원 단과반 우등생인가' 하는
눈으로 쳐다보던 안경쓴 아저씨는 자꾸 뇌까리에 박혀있고

결국 아저씨들이 어어~ 재미있었어요~ 하면서 '아이고 총각이
머리가 돌았는갑네' 하며 미1친놈은 건드는거 아니다 라는
표정으로 아무일 없는듯 애써 시선을 돌려준 뒤에야
내마음은 좀 더 편해졌다. 그리고 그 작은 로타리는 창문을
닫은 뒤에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고

난 차라리 다음생에 태어나 암리멤바 썸띵 할걸 하는 후회만
가득 안은채 그 상황을 견뎌야 했다.

드래곤볼 일곱개 모았으면 좋겠다.
용신이 나타나서 네 소원이 뭐냐물으면 그순간좀 지워주세요
하게.

용신이 그러겠지 야 지도펴 너 미국대통령 만들어주게. 그건
죽어도 안됨 ㅋㅋ 하면서 놀릴생각 하니까 더쪽팔려졌다.

아 진짜 나새끼 그만좀 병신짓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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