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한 마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추운 눈오는 날, 할아버지는 거리로 장작을 팔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덫에 걸려있는 한 마리의 학을 발견했습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덫은 학을 조입니다.
할아버지는 무척이나 가엽게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있거라. 움직이면 안 된다. 지금 살려 줄 터이니”
학을 살려주자 학은 산 쪽으로 날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했습니다.
그런데 입구를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누굴까” 하면서 할머니는 문을 열었습니다.
아름다운 처녀가 그곳에 서 있는 거에요.
“밤늦게 죄송합니다. 눈이 퍼부어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제발 하룻밤 여기에 머물게 해주세요.“
“보다시피 가난해서 충분한 이부자리는 없지만 괜찮다면 머물도록 해요”
처녀는 이 말에 기뻐하면서 그곳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눈은 계속 내리면서 며칠이 지났습니다.
처녀는 상냥하게도 두 노인을 위해 부엌일, 빨래, 무엇이건 다 합니다.
자기 전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어깨를 다정하게 주물러드립니다.
자식이 없는 두 노인은 자기 자식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처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요, 종이와 연필을 사다주시지 않겠습니까?”
할아버지는 바로 사왔습니다. 처녀는 곧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지금부터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절대로 방을 들여다보지 마세요.”
“알았소. 절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리다. 그림을 그려주오.”
방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밤이 되어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 날도 다음날도 계속 그립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기다렸습니다.
사흘째 되는 밤, 한폭의 그림을 가지고 처녀가 나왔습니다.
“이건 학의 그림이라는 것입니다. 부디 내일 거리에 나가서 팔아주십시오. 그리고 종이를 더 사다 주세요.“
할아버지는 학을 내쫒고 그림을 찢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