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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 ; 요즘 세월 참 좋아 애들이 배고픈줄 모르고
순전 밥을 안먹어
순진 ; 옛날 배 많이 골았지 무자흉년에 먹을게 없어
집나가 얻어먹고 다니다 굶어죽기도 힜떼여
말남 ; 6.25땐 어떻고 우리 아빠는 피난을 못가고
밤에 먹을거 좀 주어오려고 돌아다니다
집에 폭탄이 떨어져 온가족이 다 몰사힜떼여
선순 ; 맞어 맞어 고놈의 보리고개는 또 어뗘 눈물나도록
배고팠지 근디 정숙이네는 배고픈 고생 안힜따데그랴
연옥 ; 걔네가 부잣집에 살았다던가 그라데
참 순진이 니가 정숙이허고 한동네 살았승게 잘 알것네
순진 ; 말허믄 안되야 비밀인게로
말남 ; 야 비밀이 어딨어 비밀허믄 더 알고 싶은게로
고냥 탁 털어놔뿌러 진짜 부잣집에 산겨?
순진 ; 살긴 살었는디 아고 말 못혀
연옥 ; 에구 답답혀 쏙이나 씨원허게 탁 털어놔뿌러
순진 ; 에라 모리것따 걔네 아빠가 부잣집에 살긴 살았는디
머슴 살았띠야 에고 난 이제 죽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