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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신화의 낙원, 티르 나 노그
게시물ID : humordata_1882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5
조회수 : 161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0/10/26 19: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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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르 나 노그(Tir na nog)는 아일랜드의 신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환상적인 낙원으로, 땅 속(혹은 아일랜드로부터 먼 서쪽 바다의 섬)에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영원히 젊음과 건강과 아름다움이 계속되며, 풍요와 기쁨이 넘치는 낙원입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아일랜드의 신들인 투아하 데 다난(Tuatha De Danann)족이며, 그들은 죽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이 영원히 먹고 춤추고 사랑하는 삶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또한 티르 나 노그에는 강에 물이 아니라 포도주가 흐르며, 길거리와 하늘에는 거위들을 포함해서 온갖 새들이 스스로 불에 구워지며 사람들의 입 속으로 날아들어 음식이 되어줍니다. 티르 나 노그에 살고 있는 모든 여자들은 아름다우며, 한 달마다 저절로 새로운 옷이 주민들한테 나누어지며, 영원한 젊음을 주는 샘물이 솟아오르고 있어서 이곳에 처음 온 노인들도 그 샘물에 몸을 담그면 즉시 젊어집니다. 


티르 나 노그와 관련하여 아일랜드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영웅 핀마쿨의 아들이자 음유시인인 오이신(Oisin)이 티르 나 노그에서 온 여자인 니암(Niamh)과 사랑에 빠져서 티르 나 노그로 떠난 내용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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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의 아침, 오이신은 아버지인 핀마쿨 및 그를 따르는 피아나 기사들과 함께 레네 호수로 사냥을 나갔다가, 은으로 만들어진 편자가 달린 말을 타고 나타난 아름다운 금발머리의 여인인 니암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니암은 오이신을 보고 한 눈에 반하여, 그한테 자신의 연인이 되어서 먼 서쪽 바다 건너 편의 섬이자 지하세계인 티르 나 노그로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티르 나 노그는 늙음과 죽음과 질병과 걱정에서 완전히 해방된 행복한 낙원이니, 그곳에 자신과 함께 간다면 영원한 즐거움만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티르 나 노그에 대해 칭송하는 니암의 말을 듣자, 핀마쿨과 함께 온 피아나 기사들은 모두 잠들어 버리고 오직 오이신만 잠들지 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니암이 마법의 힘으로 오이신을 제외한 나머지를 잠들게 했던 것입니다. 


니암은 행여 오이신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까봐, 자신을 따라서 티르 나 노그로 오면 바람보다 빨리 달리는 말 100마리와 사냥개 100마리에 사냥꾼 100명과 하녀 100명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오이신은 이렇게 좋은 조건을 받자, 결국 니암을 따라 티르 나 노그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에 니암은 오이신을 자신의 말에 태우고, 햇빛과 안개의 속으로 달려가 사라졌습니다. 


한편 그들이 사라진 후, 핀마쿨은 잠에서 깨어나 호수 주변에서 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한테 오이신을 못 보았느냐고 물었으나, 그들 모두 어디에서도 오이신을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티르 나 노그에 도착한 오이신은 이곳의 주민들이 바닷가에서부터 잔뜩 몰려와서 자신과 니암을 에워싸며 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티르 나 노그의 땅에는 온갖 과일들이 열리는 과일 나무들이 보는 곳마다 잔뜩 심어져 있으며, 아무도 일하는 사람이 없는데 들판에 익은 곡식이 가득하고, 하늘은 맑고 푸르며 햇빛이 꽃밭에 비추어지는 광경에 감탄했습니다. 


오이신이 말에서 내리자 그의 머리카락은 금발이 되었고 입고 있는 거친 모직 옷은 부드럽고 얇은 비단 옷으로 변했으며, 그의 얼굴도 잔주름이 사라지고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오이신에게 니암은 티르 나 노그에 대해 가르쳐주었습니다. 이곳은 왕이 다스리는 곳이지만, 7년에 한 번씩 누구든지 왕에게 도전을 하여 그 왕을 몰아내고 새로운 왕이 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오이신은 티르 나 노그의 왕에게 도전하여 그와 싸워 이겼고, 티르 나 노그를 다스리는 새로운 왕이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티르 나 노그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오이신을 왕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동안 오이신은 니암과 더불어 티르 나 노그에게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10년이나 세월이 흐르자, 오이신은 언제나 똑같은 광경만 반복되는 티르 나 노그의 삶이 지겨워졌습니다. 그래서 니암에게 잠시 고향에 다녀오고 싶다고 말하자, 니암은 결코 말에서 내려서 땅을 밟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오이신은 니암이 준 말을 타고 티르 나 노그를 벗어나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전혀 보지 못한 사람들만 잔뜩 있고, 아버지인 핀마쿨과 그의 친구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이신이 사람들한테 핀마쿨을 아느냐고 묻자, 그들은 300년 전에 핀마쿨과 친구들이 살았다가 지금은 다 죽었고 그들이 살았던 성도 폐허가 되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오이신은 놀라움과 슬픔에 젖었는데, 갑자기 말이 뒷발로 서버려서 오이신은 땅에 떨어졌고, 그러자 그 즉시 오이신은 청년에서 곧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티르 나 노그의 10년은 바깥 세상의 300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출처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319~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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