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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군대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8948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다늑대
추천 : 6
조회수 : 16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2/16 04: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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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강안부대...

서해 만조시 임진강은 꺼꾸로 흐르며 무장공비 및 간첩이 북측 지역에서 강물에 들어가 스노클만으로 남측에 진입할 수 있어 임진강 하류 일정 구간은 강을 따라 철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통 몇개의 부대가 구역을 나눠서 24시간 이 구역을 지키고 있으며, 사람들이 잘 찾아 오지 않는 구역이다 보니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김만수(가명) 병장은 모든 소대원들이 싫어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고참서열에 올라가기까지 굽신거리며 고참들에게 허리를 굽히다가 자신의 후임들에겐 잔혹하기로 유명했죠.
제가 군생활하던 그 시절에도 구타는 곧 영창행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오지부대의 특성과 소대장의 묵인하에 만수 병장의 구타는 그칠 날이 없었습니다.
일명 말년빵이 불리는 제대 축하 하극상에도 이 만수 병장은 애들을 역으로 이 잡듯 때려 그냥 없던 것으로 넘어 갈 정도였으니...
제대하는 그날 소대장과 부소대장 외에는 배웅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후 신병 한마리가 이 소대에 들어옵니다.
생긴 것도 만수 병장이랑 비슷한데 고향도 경북 상주로 같은 곳 출신입니다.
"어이. 신병. 혹시 너 형 없냐?"
"이병~! 김영수! 네! 있습니다!"
"그래? 혹시 너희 형 군 생활을 이쪽에서 하지 않았냐?"
"네! 그렇습니다!"
 
순간 상병급 이상 고참들의 얼굴에 악마의 미소가 피어나고 누군가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질문을 합니다.
" 혹시 너희 형 이름이 만수냐?"
"어..어...? 어? 어떻게 아십니까?"
그 순간 발길질이 신병에게 날라가고 소대 안에 남아 있던 이들이 달려 들기 시작합니다.
"그래. 이 섹꺄! 우리가 잘 알지. 아주 잘알어. 그 섹끼가 지난주까지 우릴 이렇게 밟고 나갔거든. 잘 왔다. 이 섹꺄! 내 제대하는 날까지 눈물 마를 일 없게 해줄께."
이 소란에 소대장과 부소대장이 들어와 말렸고, 조금 지나 자초지종을 들은 소대장은 아무런 말을 할수 없었습니다.
"말리거나, 딴곳으로 전출 보낼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당했을때 소대장님이 침묵했듯이 말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 모두 소대장님이 그간 침묵한 사항을 소원수리 할 것입니다."
그날부터 만수의 동생 영수의 지옥문은 열렸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구타와 갈굼,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번을 정해, 위로해 주거나 말리는 역할까지 정해 딱 반만 죽여 놓는다는 개념으로 영수를 죽였습니다.
 
그러고 4개월 뒤...
해당 소대는 근무지 변경으로 강안에서 대대 본부로 이동하고 영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면회를 할수 있었습니다.
마른 것은 아닌데 어딘가 퀭하게 들어가는 눈과 불안한 눈빛, 첫 면회를 따라온 고참의 의미 심장한 미소와 그걸 바라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만수...
어머님이 사오신 피자 하나를 입에 물고서는 결국 영수는 울음이 터집니다.
"왜 그랬어? 왜 그랬냐구? 형이 여러명에게 난리친 걸 난 그 여러명에게 혼자 받아내고 있다구? 이 그랬냐구 섹꺄~~~~~!"
최근 벌어진 배구계 폭력 사태에 기억난 옛 군시절 스토리입니다.
결말은 알지만...
올리지 않겠습니다.
출처 1997년 경기도 임진강 강안부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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