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파일럿으로 살며 겪은 글
게시물ID : humordata_1950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가가
추천 : 14
조회수 : 2810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22/05/15 20:36:19
옵션
  • 펌글

01.webp.jpg

 

 

안녕하세요 ~

오랜기간 눈팅만 하다 웃대에 각종 직업관련 썰들이나

조언글들을 보고 저도 제가 업으로 삼는 일에 관해 써보려합니다

웃대에는 항공운항직종은 많이 안보이는거 같아(?)

혹시라도 관련직업을 꿈꾸시거나 준비하는분들이 계신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조종사가 된 과정과 실제 근무환경 등등 평소 주변분들이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위주로 썰을 풀어보려해요~~



우선 저는 올해로 5년째 ! 국내 항공사 에서 부기장으로 근무중입니다

전 쫌 특이케이스인데 음악전공이였고 음대를 나왔어요

어릴때부터 파일럿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어찌어찌 ㅋㅋ 살다보니 예고에 진학하고 음대를 나와 음악을 업으로 먹고살게 되었는데요

어릴적 꿈은 잊은적이없었어요 그러다가 초경량항공기 체험을 해보고 무언가 머리를 맞은듯 그래 이거다! 하고

꿈을 다시 꾸게된 케이스인데요 항공직 관련 아무지식도없는상태에서 무작정 돈을 모으고 정보를 찾고 해가며

꾸준히 준비하여 미국에서 면장을 취득한케이스 입니당

흔히 주류 코스로 알고있는 공사- 고정익기비행-전역 - 민항사 또는 항공대- 훈련원 - 민항사 의 코스도 있지만

실제 같이 근무하는 선후배 동료 들은 수학선생님 영업직 한의사 수영코치 등등 다양한 출신들도 많아요!

저는 27살에 도전하기 시작 하여 3년정도 후에 취직이 되었으니 늦다면늦고 빠르다면 빠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



1. 왜 유학을 가서 면장( 조종면허) 을 따는가?


우선 가장 기본적인 영어 때문이에요

근무시 모든 교신과 소통은 영어가 기본이기때문에

영어 구술등 시험상 점수도 중요하지만 진짜 바쁜상황에서 또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모국어가 아닌 영어가 튀어나올만큼 익숙해져야하기때문이에요 ( 그러나 교신.항공용어 가 쓰는말의 대부분이기에 실생활 회화 등등은 자신없고 약하다는건 비밀ㅜㅜ)


그리고 날씨 와 교육 환경입니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등은 우리나라보다 기상여건상 비행할수있는날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유학생 특성상 하루하루 체류비가 피눈물 나게 아까운데 ㅜㅜ 그만큼 빨리 비행시간을 채워야 시험자격도 주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위 나라들은 항공교통이 발달한 나라라서 그만큼

비행스쿨등 교육 인프라가 넉넉하고 국내 취직시 인정받는 자격 요건을 갖춘 비행원이 많아요


2.취직까지 들어간 비용


저같은 경우는 딱 잘라서 총 1억조금 넘게 들었습니다

미국에 집안친척이 계셔서 체류비용을 많이 줄일수있었는데도 많은돈이 들었어요 그동안 모은돈 +대출 로 비용을 충당하다보니 중요한 시험비행마다 대출금 생각하며ㅋㅋㅋㅋㅋ이악물고 비행기를 몰았던 기억이ㅋㅋㅋ

무리하고 큰 투자 였지만 정말 너무 이루고 싶은꿈인지라 부모님을 설득했고 강행하게되었습니다

대부분 비용은 입학비 비행훈련비 (유류비ㅜㅜ) 교과과정 등등에 들어갔어요


3.취업과정 및 테스트


제가 취직할 당시는 전세계적으로 항공수요가 넘쳐낫을때였어요 중국 국적사에서는 웃돈을 주고 우리나라 베테랑 선배님들을 스카웃 해가는 시절이였고 물류등 항공 수요가 많았던 시절이죠 운이 좋았다고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요건들을 갖추고

(신체검사. 무선통신. 면장(자동차의 운전면허 같은것) 비행기록 영어 등등) 1차 서류를 통과하면 면접이 이루어 집니다 일반적인 대기업 공채와 비슷하구요

다만 각 항공사 마다 지원요건 자격 등등은 상이해요

특이한것은 비행기는 면장( 상업운항 면허) 를 갖추어도 기체마다 자격이 달라요 ( 현대버스만 몰수있는 자격 . 기아 버스만 몰수있는 자격 이라고생각하시면 편할듯)

그리고 각 항공사는 보유한 기체의 종류가 달라요

예를 들어 보잉사 기종만 보유한 항공사 에어버스 기종만 보유한 항공사 이렇게요!

그렇기때문에 취업 후에도 해당기체에 대한 교육과정이 따로있고 훈련과정을 통과하지못하면 입사취소가 된답니다ㅜㅜ


최종합격 후에도 운항시 교관 (기장님) 이 함께 탑승하여 절차 및 비행과정을 테스트하고 시물레이션 테스트 신체검사 등등 매순간이 테스트인 과정 입니다

특히 정기 훈련은 연차 기수 불문하고 3회 불합격시 퇴사 처리가되요 또 기장 승급 이나 기종변환 시에도 테스트가 매우많구요 항공사 마다 다르지만 기장 승급이 일정기간 내 되지않으면 평생 부기장으로 남거나 기장승급을 포기하고 퇴사하는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결론은 매번 혹독하게 평가 받는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 ㅜㅜ 이라고 할수 있는데 승객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기에 당연하게 여기고 견디고 있어요!


3.근무 환경 연봉


친구들 및 주변분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데요

우선 업무 시간이 안정적이지않고 탄력적이에요

항공사 마다 기종별로 취항 노선 국내 국외 노선이 다른데요( 갈수있는 거리 , 해당국가 해당 공항 과 항공사의 취항 여부 등등) 저는 우선 보잉사의 737-800 이라는 기종을 운항하고 있고 가까이는 청주 부산 제주 를 다녔고 멀리는 괌 필리핀등을 다녔어요

2 달 3달 분의 운항 스케쥴이 나오고 함께 하는 크루들도 매번 달라요 미리 근무표가 나오기에 쉬는날 개인일정을 잡기는 편한편이기는한데 공휴일이 따로 없기에 가족 모임등은 어려운편이에요 평균적으로 국내선은 1일 비행후 3일정도 쉬고 국제선은 1일 비행후 6일정도 쉰다고 보면되요

잔업? ㅋㅋㅋ 이 있냐고 묻는분들이 많은데 운항 관련 브리핑 미팅 을 제외하면 사무실 근무라든지 사무처리는 아예 없어요 사무실이라는 개념이 없기도하구요

참고로 국제선의 경우 저는 자차로 김포공항에 가서 브리핑하고 회사셔틀타고 인천공항에도착 바로 비행탑승을 합니다 (이건 회사마다 달라요)

철저히 스케쥴 근무라 새벽에 나갈때 낮에 나갈때 아침에 나갈때가 매번 다르고 낮밤이 바뀌고 다시 바뀌고 바뀌고의 반복인 생활이라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에요 ( 여성 부기장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그러다보니 남여를 떠나 스트레스성 위염 생리불순 등등은 기본으로 달고있고 여러모로 몸을 갉아먹는 직업이기도해요

그에 따른 연봉이 ..이제 보상을 해줘야하는데요ㅋㅋ

저는 막론하고 기본급 성과급 운행수당 생명수당 등등 하여 현재 세후 9000 조금 넘게 받고 있어요 ( 그간 대출갚느라 텅장 인건 비밀)

오래되신 기장님들은 1억2천 ~~1억8천 사이로 받는다고들 하구요

투자한 자금 + 정신적 육체적 노동 대비 적절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 을 하는게 가장 좋아요 항상 멋진 하늘에서 멋진뷰를 보며 일한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4. 위험한 일은 없는지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관제 항공정비 운항 관리 등등 의 수준은 세계적인 선진국 수준이에요

매우 철저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관리되고 있다고보셔도 무방해요!

일부 조종사들의 근무태만 부분들이 언론에 보도가되기도하지만 대다수의 현직 조종사들은 내손에 수백의 목숨이 걸렸다 그들이 나를 믿고 탑승했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있어요

흔히들 착륙 이륙 의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하자나요

저도 그순간이 가장 긴장되는순간이지만 그순간을 위해 매번 테스트를 거치고 검증을 거치고 더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있어요


5. 누구는 꽝!하고 착륙하고 누구는 스무스(?) 하게 착륙하는데 실력차이인지


실제 탑승객들이 가장많이 체감 하시는 부분 일거같은데 교본상 꽝 착륙ㅋㅋㅋ 그러니까 하드랜딩이 권장되고있어요 이유는 지면마찰을통해 조금이라도 활주거리 를 줄이기위함이죠 하지만 무게 공항활주로 길이 등에 따라

랜딩법은 매번 달라지기도합니다 소수(?) 파일럿분들은 스무스한 소프트랜딩을 자존심을 걸고 시행하기도해요ㅋㅋ 윈드시어 돌풍등 위험요소가 없는 상황에서라면 저도 한번씩 부~~드럽게 내리기목표를 잡고 시행하고 속으로 지렸다 ! 이러기도 합니다ㅋㅋ


6.비행기는 자동조종으로 간다


기술적으로 이론상 100프로 이뤀부터 착륙까지 자동항법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70프로정도로 사용 되요

아직까지 인간의 직관적판단과 돌발요소의 대처를 완벽히 시연하지는 못하기때문이에요

실제 운행을 말씀드리면 활주로에 정렬하고 가속하는순간부터 자동입니다 그리고 정행진 코스에들어서면서 정해진 길을 따라 운행합니다 그때도 완벽한 자동은아니구요 매번 코스보정 등을 해줍니다 관제소에서 진로를 변경하라고하면 수정해줘야하구요 차로 따지면 네비게이션대로자동주행이 되는데 30분에 한번씩 네비 경로를 바꿔준다고 보면되겠네요 그리고 착륙은 해당 공항 시정 기상에 따라 자동 수동을 결정합니다


7.승무원과 사귀는 경우가 많나


거의 모든분들이 취직이후부터.. 물어보신 경우인데요

아무래도 미모의 승무원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시는거 같은데 이건 케바케 에요

50프로정도는 그런경우가 있고 나머지 50 프로는 아니라고말씀드릴수있네요 이유는 내 자신이 직업적으로 근무스케쥴이 들락날락 하니 내 배우자는 안정적이엿음좋겠다 하는 분들이 많아요

케빈크루 또는 지상직 크루와 사내연애를 하시는분들도있는데 그분들은 같은 업종에서의 동질감? 이런걸로 친해지고 사귀더라구요 ㅋㅋㅋ


여기까지 근무 경험 실제 업무환경 을 써보았네요ㅋㅋ

더궁금하신점 있으시면 답글 달아주시면 2편도 써볼께요!


 

 

 

 

 

00-0.png

00-1.png

 


 

 

출처 원출처 웃대 http://huv.kr/pds1150806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