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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0원으로 느끼는 소박한 주말 행복
게시물ID : humordata_278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넝이™㉿
추천 : 11
조회수 : 125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5/10/07 16:39:16
주말 퇴근길 걸어서 집에를 오는데 재래시장터라 장 날은 아니지만 옹기종기 인근 시골에서 가져온 농산물이 제법 많이 길거리에 진열되어 있다.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가니 딱 만원어치만 사자. 1.머리가 희끝희끝한 할머니가 가는파를 정성스럽게 다듬고 있는데 문득 구매욕구가 충동질 한다. 몇사 람만 사주면 다 팔고 집에 들어가 저녁식사를 해야할 시간인데. 어차피 가는파는 필요하니 사자. 이제 할머니는 나같은 사람 세명만 더오면 집에 가서 팔다남은 파를 넣은 된장찌게로 맛있는 식사를 하실것이다. 누이좋고 매부좋고식으로 1,000원짜리 한장에 기분이 좋아진다. 1,000원 지출 2.조금 걸어오니 아주머니 한분이 무우를 진열해놓고 있는데 무우가 2,000원 이란다. 장날이 아니라 별로 재미를 못봤는지 아주머니 표정이 좋지 않다. 냉장고에 보니 무우도 없는것 같아 다이어트를 안한 아가씨 다리처럼 통통한 무우를 하나 샀다. 일주일은 충분히 먹을것 같다. 2,000원 지출 3.옆에 있는 할머니가 호박도 맛이 있으니 사라고 하신다. 두개에 2,000원이란다. 장날은 1,000원이었는데 100%가 뛰었다. 수요공급의 법칙을 잘아시는지 가격을 상당히 높게 책정한것 같다. 하나만 주세요 할머니. 큰것을 골라 1,000원에 주라고 하니 두말도 안하고 그러라고 한다. 1,000원 지출 4.조금 걸어오니 열무잎이 보인다. 역시 이분도 허리가 굽어지신 할머님이다. 분명히 이것은 농약을 안했을것 같다. 1,000원어치만 달라고 했는데 손이 크신 할머님은 생각보다는 1.5배는 많이 주신것 같다. 무우잎의 상큼한 향이 입맛을 돋군다.1,000원 지출 5.10,000원을 지출하려 했는데 아직도 5,000원이 더 남았다. 벌써 무게가 느껴지는데..꽈리고추가 눈에 띈다. 그래 저것을 사자. 한바구니에 2,000원인데 1,000원어치만 샀다. 1,000원 지출 6.조금 더 걸어오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가 보인다. 한모에 1,000원 이란다. 중국에서 나온 콩이죠? 아주머니는 당연하다는 말투로 "그러겠죠?"라고 한다. 어찌됐던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1,000원 지출 7.이제 더 이상 살것이 없는데 무엇을 사야하나? 아 생각났다. 돈부콩을 밥에 넣어 먹으면 맛이 있을것 같다. 생각보다 비싼편이다. 최소 판매 단위인 한그릇에 2,000원 이란다. 2,000원 지출 9. 10,000원만 쓰려고 했는데 노점이 다 끝난는 지점에 만물상이 보인다. 저기에는 무언가 필요한것이 있을것이다. 역시나 필요한것이 많다. 구두약과 구두솔이 한세트에 2,000원이란다. 구두솔은 보너스인 셈이다. 내일 낚시를 가는데 미니 손전등을 물어보니 2,000원인데 1,000원만 주란다. 접착테이프를 물어보니 두개에 1,000원 이란다. 4,000원 지출 30% 초과 지출이다. 집에 와서 펼쳐보니 푸짐하다. 정말 필요한 제품을 실속있게 사고 파는분들에게 기쁨을 주고 산것같아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한참 잘 나가던 시절부산 룸싸롱에서 아가씨에게 10만원 팁을 줬을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정말로 소박한 마음으로 열심히 사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드렸을 것 같고 나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한 그 무엇이 느껴지는 주말이었다 물건을 파시던 할머니의 소박하고 여유있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13,0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소박한 행복. 우리 블러거님들도 한번 해보세요.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 풀이다.ㅡㅡ;;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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