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알퐁스 도데의 '별'
게시물ID : humordata_5549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raven
추천 : 5
조회수 : 12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11/27 01:28:09
내가 피씨방에서 스타를 할 때쯤의 이야기입니다. 몇 주일씩이나 사람이라고는 통 그림자도 구경 못하고, 다만 저글링과 질럿을 상대로 홀로 로템에서 래더를 했어야 했습니다. 이따금 피씨방 알바가 옆자리를 치우는 일도 있었고, 또는 리니지 하는 개폐인의 거무데데한 얼굴이 눈에 띄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도 인격이 없거나 인격이 없는 것들과 생활을 해 온 나머지, 좀처럼 입을 여는 일이 없는 순박한 사람들이어서 남에게 말을 거는 취미도 잃어버렸거니와, 도무지 무엇이 지금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며칠에 한번씩 팀플을 하자는 친구의 문자 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올 때, 그리고 메신저에서 쪽지를 보내오는 고등학교 동창이나 혹은 집에좀 들어오라는 여동생의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때마다, 나는 땅박이가 운하를 팠느니 취업 시장은 좁아졌느니, 그 사이 사회에서 일어난 소식을 연해 캐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여자사람, 이 근처 백리에서 나와 어울리만한 여자사람이 존재하는지 묻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과히 관심을 가지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동생의 친구 중에는 착한 여자사람이 없는지, 또는 나와는 달리 여자가 끊이지 않는 동창에게 나한테 어울리는 애는 없냐?, 이런 따위를 넌지시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네가, 존내 180도 안되는 루저인 네가, 그런 건 알아서 무엇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나대로 지금도 대답할 말이 있습니다.-그때 내 나이 마법사를 앞두고 있었다고, 그리고, 여자사람은 지금까지 한평생 사귀어 본적 없는 가상의 사람이었다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