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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없던 일...(유머는 아니고, 시사도 아니고..)
게시물ID : humorstory_1669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만우절특사
추천 : 12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9/06/05 21:37:07
개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진보성향이지만...참여는 하지 않는 ...
뭐,.말하자면...행동하지 않는 비겁한 양심 정도랄까요..
참고로 제 사업은 노 대통령님 재임기간에는 거의 초토화됬었습니다. 
연 매출이 1500도 안됐었죠...^^; 
그래도 좋았어요..정말로..^^
임영박 아래인 지금은...벌이는 말할것 없이 좋아졌지만..
너무 미치겠습니다. 나라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러던 중 더 미치겠는 일이 터진거죠..."노무현 대통령님 서거"!!!

제 사무실이 2차선변에 있고, 광고용 led전광판이 3개가 있어서 일체의 광고를 지우고,
"고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만 장례기간 내내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생전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존경하는 노 대통령님 영결식에 참석했고, 
노란 햇빛가리게와 노란바탕에  대통령님 얼굴그려진 종이, 동그란 스티커 여러장을 얻어왔죠.
햇빛가리개는 제가 영결식 내내 쓰고 있던것이였고, 
대통령님 얼굴그림은 서울광장 바닥에 뒹굴던것을 주워왔습니다.
현실을 노대통령님 처럼 살지는 못하더라도 본 받고, 노력하자 그리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그 두 물품을 사무실 벽면에 붙혀두었고, 출입구 안밖으로 스티커를 한장씩 붙혀놓았죠. 

고객중에 대구분이 계십니다.
항상 두분이 다니십니다.
젊은분과 약간 덜 젊으신분...
둘다 돈이 많으신 분입니다.
대구출신에...돈이 많다.. !!!
감이 오십니까..?
전형적인...대구분이셨죠....정치적으로...

그중 유독 젊은분이 저를 좋아 하셨습니다.
제가 젊기도(?^^)하고, 비슷한 연배이기도 하고, 
다른 업자보다는 일처리를 잘해주려고 노력하는걸 알아서 일겁니다.
여러번 술자리를 같이 했었고, 관계도 돈독해져 있었죠.
일도 같이 하게 됐고, 사무실도 여러번 내방했더랬죠.

이 분이 몇일전에 방문을 한겁니다.
그러더니 노 대통령님 물품을 보더니..
노사모냐? 면서 굉장히 불편한 말들을 하는 겁니다. 그 젊은분이...
(참고로 전 노사모도 아니고, 이번에 투표도 안한(죄송^^;) 임영박이 대통령되는걸 방관한 사람인데....)

그분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
노무현이는 나뿐놈이다.
공산주의자(소위 좌빨..)다.
내가 세금으로 뺏긴 돈만 어머어마 하다.
지 잘났다고, 지 깨끗하다고 할때는 언제고, 돈받아 쳐먹어서 걸리니까.
지 자식새끼,마누라 살릴려고 투신했다.
남자답지 못하다.
차라리 전두환이 처럼 당당하게 "남자답게" 죄값을 치르고 버텨야지...
그래 뒈져서 영웅되고...비겁한 놈이다.
나는 노씨하고는 말도 안 섞는다.
노사모도 싫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박정희와 전두환 가카다..
한번 더 전두환이 같은 사람이 나와서 나라를 확 뒤집어 엎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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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말도 안되는 이야길 하더라고요.
제 철칙이 종교와 정치에 관한한 타인, 특히 고객과는 이야기 하지 말자 여서..
그 내용에 대하여는 일언 반구도 안했습니다.
제가 그 고객을 놓칠까봐가 아니라, 이미 논쟁의 가치가 없는 상대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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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무현을 좋아하는 것은 제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이다.
그냥 니가 이해해라.
니가 나 좋아하는 사람 좋아할 필요없듯
내가 너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필요없다.
다만 
너를 존중해 주듯이 
너도 나를 존중해줘라.
----------------------------------------------------------
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고객:왜 니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을 누구든지 볼수있는 공공장소에 설치하냐...?
     떼라.

나:   왜 내 사무실이 공공장소냐..? 
      내 사무실은 엄연히 내 개인적인 공간이다.
      누구든지 들어 올수 없다. 
      그리고 내 사무실에 연예인 사진 걸어놓는다면 그것도  뭐라 할거냐..?
      그것과 비슷하다 .
      정치적으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 그것도 돌아가신 분인데..
      그것도 내 사무실인데 
      그거하나 내 맘대로 못하냐...?
       
고객: 그럼 저거 보기싫은 사람은 오지 말아야 되겠네?

나: 정 보기 싫으면 어떻합니까..?

고객: 오지 말란 소리내?

나: 그렇게 하세요.

그랬더니 나가버렸습니다

사실 그날 결제가 있는 날이였고 그것때문에 방문한 것이였죠.
제가 요구한 금액이 1000만원
그쪽에서 제시한 금액이 600만원

한 두시간후에  연락이 왔습니다.
저녘먹자고,,,나오라고..

사실 별 기대 안하고, 이사람들하고 끝내야겠다.라는 맘으로 나갔습니다.
전에도 제가 얻어먹어서 이번에는 마지막이니까 빚진거 갚자.
내가 이사람들하고 계속 일 할려면 
내 정치적 소신뿐 아니라, 자존심까지 버리지 않으면 안될것 같았고, 
그렇게 하기는 진짜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까짓거 1년에 1500만원도 못벌고 4년을 버텼는데...

마음을 비우고 나머지 일처리나 잘해주고, 
관계를 끝낼 생각으로 자리에 나갔습니다.
여러 얘기가 오갔는데, 
대충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고객: 니가 다 마음에 든다. 
같이 오래 일하고 싶다.
그럴려면 내게 고개를 숙여라

나: 그렇게는 못한다.
넌 내게 중요한 고객이였다.
나도 같이 오래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못하겠다.
너나 나나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내가 니 직원도 아닌데 왜 내가 너한테 굽신거려야하냐.?

고객: 굽신거리면 요번건에 대해 결제 잘해 줄께

나: 굽신 안거린다.
요번 건은 니가 해 주고 싶은대로 해라.
안줘도 상관없고, 주면 내가 한일에 대한 댓가를 받는거다.

고객: 진짜 안줘도 되냐?

나: 내가 원하는 금액을 받으려면 너한테 굽신거려야 한다면, 
특히 정치적 성향이나 내 자존심을 버려야한다는 조건이라면 그러고 싶지 않다.
니 원하는 대로 해라.

고객: 진짜 안준다 ?

나: 지금 장난하냐?
기분 나쁘게 왜 간을 보냐.? 사람을..?
난 일구이언하는 사람이 아니다.
니 꼴리는 대로 해라.

고객: 그러지 말고 수구려라.
나 진짜 너하고 일 계속하고 싶다.
수구리고, 돈 받고, 일 계속 같이 하자.

나: 고객은 너 말고 많다.
돈..?
그거 없이도 4년을 버텼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좋은 상황이다.
걱정마라.
돈은 니가 주고 싶으면 주고, 말고 싶으면 말아라.

고객: 왜 그렇게 극단으로 가냐?
왜 타협을 모르냐?
왜 정면 돌파하려고 하냐?
그래서 내가 노사모를 싫어한다.
니가 아직 어려서 그렇다. (참고로 전 30대후반...--;)

나: 난 노사모 아니다.
그런 타협 하기 싫다.
돈 없어도 좋다.

고객: 니가 무슨 자선 사업가냐?
일해 주고 돈 안받아도 된다니..?
좋은 말할때 수구리고 돈 받아라!!

나: 못 수구린다. 
돈...니가 주고 싶으면 주고 말고 싶으면 말아라.
그리고 나도 너만큼은 아니지만 주변 평범한 내나이 또래 보다는 많이 가지고 있다.(실제로 ^^)
남자가 알떨어지고 자존심 버리면 끝이다.
그게 나를 여기까지 있게했다.
니가 나를 좋아하는 가장 큰 부분도 그것때문인데 
나보고 그걸 버리라는 건 말도 안된다.

-------------------------------
뭐...술도 먹었겠다.
이미 포기한 부분도 있었고 해서..그 동안 말 안한것까지 싸그리 쏱아 부었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었는데
-----------------------------------
고객: 아까 기분나빴다.
노무현 싫으면 오지 말리니..?

나: 그런 의도는 아니였다.

고객: 완전 공산당 아니냐?
사무실에 그런것 붙혀놓고, 싫으면 오지 말라니?

나: 그게 왜 공산당이냐?
그건 내 정치적 성향이고, 그걸 존중해 달라는 이야기가 왜 공산당이냐?
내 사무실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진한장 못 걸어 놓냐?
그거야 말로 공산당 아니냐?
내가 전두환이나 박정희사진 걸어놨어도 그런말 할래..?
나도 니 사무실에 있는 물건 가지고 왈가왈부 하면 기분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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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하고 싶은 말 다 했습니다. 
결국 200만원 받았네요. ^^ 

200 주면서...미안하다고..^^
사실 최소 600만원을 줘야 하는건데..
이 양반들은 돈 있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냉혹합니다.

자기들이 보기에도 이제 저랑은 끝인거 같고,
제가 돈 안줘도 된다고 말을 해 놓고, 돈안준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니니까..
대충 시늉만 낸 거죠.

나 같으면 미안하다는 소리 안하고, 
줘야 할 돈 다 주겠다.

원래 있는 사람들은 얼굴도 두꺼워서 당장 눈앞에 돈이라면 쪽팔린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돈 없는 저는 자존심 지키려 400만원 포기했고,
그들은 돈 400만원 지키려 자존심을 포기하더군요.
(사실 이 사람들 잘 잡았으면 올 한해 연봉 떨어지는 거였는데 --;)

결론...
대구 사람들 안되겠네~~
부자사람들은 여전히 아무 생각없다.

하지만...요즘 대구에서도 교수들 시국 선언도 하고, 
오유하시는 대구분들 많으시고 한걸 보면서...
"아..그래...일부분이겠지..? 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주절이...긴글 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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