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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2379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빵구쟁이
추천 : 0
조회수 : 5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6/28 11:46:43
외근 나가는 길에 낚시점에 잠깐 들렀다. 
이것저것 소품 살 게 있어서 벼르던 차에 마침 그 지나는 길이 있어서 들렀었다. 
차량 통행이 드문 곳이고, 건물 주차장마저 협소해서 낚시점 앞 도로에 차를 대고 들어가는데 
뒤에서 '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뭐지?'하며 차 쪽을 보니 내 차가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 뒤범퍼를 박은 듯해 보였다. 
순간적으로 아차 싶었다. 
주차장이 아니었기에 빨리 들어갔다가 나오려고 서둘다 기어를 'D'에 놓고, 
하물며 핸드브레이크도 당겨 놓지 않고 시동을 꺼버린 생각이 나서다. 

역시나 둘은 붙어 있었다. 
(`.' ) 대략 이런 표정을 지으며, 상대 차주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만감이 교차했다. 
내 속의 천사와 악마는 이미 전쟁을 시작하고 있었다. 
상대차는 1999년에 단종된 뉴 엑센트. 
뒤범퍼는 온갖 스티커들로 덧대어져 있었고, 여기저기 칠이 다 벗겨지고 구멍까지 나있는 상태였다.
범퍼를 갈아 주거나, 소위 '현금 박치기'로 꼼짝없이 10만 원 정도 나가게 생겼더랬다. 
그러니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사실 주행 중에 난 사고가 아니라, 
시동 끈 후 살짝 경사진 도로를 타고 내려가던 차가 50cm 앞에 있던 차를 박은 거니, 
접촉한 부분은 표시가 안 났기에(물론 내 차도 아무런 표시가 없고) 더욱 혼란스러웠다. 
외진 곳이라 보는 이도 없었다. 상대 차를 두어 번 더 휙휙 돌아도 전화번호는 나오지 않았다. 
선택의 갈림길이었다. '눈 딱감고 차를 몰고 나갈 것이냐, 앞의 건물에 대고 소리쳐 부를 것이냐.' 
혹시나 하는 마음에(낚시점 앞에 대어져 있었기에) 가게로 들어갔다. 
미리 전화로 챙겨놔 달라고 주문해 뒀던 터라 비용을 지급하면서 물었다. 

"저.. 앞에 세워진 엑센트 사장님 차에요?" 
/ "네. 왜요?" 
"아........ 주차하다가 뒤범퍼를 '사알짝'(굉장히 강조했던 것 같다) 박았는데, 전화번호가 없어서요. 
그래도 주인한테는 말해야지 싶어서 혹시 맞는가 해서 여쭤 봤습니다. 일단 가보시죠." 

차주가 맞는다는 말에 또 만감이 교차했다. 쩝. 
함께 차 쪽으로 걸어가면서 "손님 차는 괜찮으세요?"라고 묻더라. 
"아, 네. '전혀'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박은 게 아니거든요!!'라며 입방정을 떨었지. 
범퍼를 보던 사장님은 

"여기 박았는가 보네.(거기 아니었다.-_-) 됐습니다. 어차피 똥찬데요 뭐. 
우리 가게 손님 아니었으면 덤터기 씌었을지도 모릅니데이!"라는 말을 남기더라. 

'아 시바.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산 물건을 차에 두고 다시 가게로 들어갔다. 
"아, 뭐 좀 필요한 게 더 있어서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만 원치 낚시 물품을 더 골랐다. 
"어휴, 넓고 좋은 곳으로 이사하셨네요."(이사한 지 일 년이 다되어 가는데 말이다.)란 사탕발림도 남기면서 돌아섰다.

큰 죄 짓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몰라. 가슴이 이리도 많이 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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