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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선배 앞에서 강의한 ssul
게시물ID : humorstory_3473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닥터피쉬
추천 : 9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2/28 09:15:33


베스트 게시물에 대학생 왕따당한 ssul을 보고 문득 한 선배님이 생각나서 적어봄.


본인이 서울 모 대학에서 강의할 때 일임.


본인은 94 학번으로 같은 학교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수료 후 강의를 시작했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기에 학부 졸업 후 1년간 직장 생활 -> 석사 -> 1년 반 직장생활 -> 박사과정 크리.


어쨌든 같은 학교 후배들이니 마음도 편하고 말도 조금 더 자유스럽게 할 수 있었음.


시간강사는 정말 돈을 못 벌기에 무리되지 않는 수준에서 강의 많이 해야 함.


그래서 교수님들이 하기 싫어라 하는 계절학기를 맡게 됐음.


첫 수업시간에 우리 사랑스런 후배들한테 무슨 과제를 줘서 시련을 줘야 하나 하는 즐거운 생각에


강의실을 뙇! 


그런데 백발 노신사분이 뙇!


헉... 뭐지 뭐지


혼란 스러움. 말도 막 하기가 어렵고 조심스레 출석부를 펴서 출석을 불렀음.


이름 옆에 학번이 나와있는데 7x 학번.... (자세히 기억안남)


헉... 20여년 선배님이 뙇!


조심조심 강의함.


그 선배님은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러가시기에 살짝 따라붙음.


본인도 흡연자였기에 피고 싶었지만 꾹 참았음.


인사를 드림.


어찌 7x학번이신데 강의를 들으시는지 여쭤봄.


사연인 즉슨


대학을 다니다가 형편이 안되어 N은행에 취업을 하심.


시골에서 혼자 올라왔기에 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셨다함.


결혼하고 자식키우고 직장생활 하느라 앞만 보고 살았는데 자식들 대학 졸업하고 자신도 정년퇴직 하고 보니


뭔가 많이 허전하셨던 듯.


그래서 쉽지는 않지만 35년 후배들과 같이 공부하고 20년 후배한테 강의를 듣는 길을 선택하심. 재.입.학.


나보고 부담갖지 말고 강의하라고 말씀하심... 부담.. 갖지 말고...  -ㅅ-;;



어쨌든 이래저래 강의를 진행하고 어느덧 중간고사 시간.


계산기가 필요한 과목이라 수업시간 및 시험시간에 계산기 소지가 필수이지만


우리의 선배님은! 무려!


주판을 가지고 오심..... =ㅅ=


난 엄청 객관적인 사람임.


아무리 선배님이라도 봐주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배님 A0 받아가심.


후에 미국으로 유학오는 바람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름.


부디 무사히 졸업하셨기를.



예... 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_-;


여기에 계신 오유분들.


비록 환경때문에 중간에 중단을 했지만 그 선배님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셨음.


부끄럽지 않게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합시다. 


나를 포함해서.


한국 가고 싶다... 게시판에 먹거리 테러 하지 마세요...


한국이었으면 새벽에 뭐라도 시켜먹지만 여긴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


음식물 테러 자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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