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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별하는데 술집알바가 내인생의 음악감독으로 참견;;
게시물ID : humorstory_4040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구의9
추천 : 9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1/19 10:40:30
어제 이별해서 눈 퉁퉁부어서 안경끼고 출근해놓고
이런얘기 쓰려니
눈물쎌카 찍어올리는것마냥 오글거리지만,
그래도 너무 웃겨서.
 
나만웃길수도있찌만.
 
남자친구랑 한달전쯤 헤어졌지만
사내커플이고 해서 매일 봐야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부로 남자친구가 퇴사하면서
이제 모든걸 정리하는 순간이 와버렸어요.
 
사실 둘다 마음이 남아있는데
계속되는 싸움과 화해로 지쳐서
결혼을 진행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앞서
결국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회사앞에 작은 이자카야가 있는데 늘 데이트하던 장소에서 이별하려니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
 
사장님도, 알바도 친근한 말을 주고받진않지만 얼굴은 잘 알고있었고...
 
그 곳은 8090노래가 많이 나와서 남자친구가 더 좋아했던 곳입니다.
 
 
첨에는 둘이 말도없이 맥주만 계속 마셨습니다.
그때는 그냥 평소와 똑같이 이런저런 노래들이 흘러나왔습니다.
노이즈라던지, 클론, 터보..
우리 둘은 말이 없는데 우리와 상관없이 즐거운 댄스곡은 참 슬펐습니다.
 
그 사이 알바가 여러번 우리 테이블을 왔다갔다했고
온풍기를 껐다켰다, 바람에 들어오는 낙엽도 쓸어내고...
 
긴 침묵을 깨고 남친이 입을 열었습니다.
 
-넌, 헤어지는거 마음먹은거 같은데, 난 아직 아니아...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흘러나오던 노래가 갑자기 바뀌면서
"넌 이별, 난 아직 - 스탠딩에그" 가 전주가 흐르더군요
눈물로 애원을 해도 넌 이별 / 어떤 말을 해도 난 아직 모든걸 다 줘도 난 아직
평소 그런음악이 나오던 곳이 아닌데 갑자기 스탠딩에그라니..
그리고 무슨 드라마 OST도 아니고 갑자기.. 왜...
 
 
-넌 이렇게 끝나면 다야? 편해보인다? 맘이 아프기는 하니?
" 혼자 - 커피소년"
그대는 모르죠 그대는 모르죠 / 나 얼마나 아픈지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렇게 몇 곡이 더 나오더군요.. 정말 노래때문에 더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다가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봤는데...
알바놈이 작정하고 멜론 열어놓고 노래를 선곡하고 있더군요;;
 
그 뒤로는 아주 대놓고 대화를 엿듣고 선곡하더군요
 
너 진짜 다음번에 누구만나면 그따위로 하지 말라는 말을 했더니
조성모의 다음사람에게는,
 
약속있다면서 연락을 안하면 니가 누구랑 멀하고있는지 의심하는건 당연한거 아니냐는 말에
DJ DOC의 부치지못한편지,
 
커플링 돌려달라는 말에는
김종서의 러브송,
 
이제 서로 연락도하지말고 정말 남이 되어 살자라는 말에는
나윤권&별의 안부,
 
계산하고 나오려할때는
신성우의 사랑한후에.
 
이것들 말고도 많았는데 저도 울며 얘기하며 음악들으며 하다가 잊었네요.
 
쓰고나니 디게 재미없네
 
저도 재밋진않고, 어이없는데 화내는건 아닌거같구, 참견하기 좋아하는사람이구나 싶다가도, 짜증나고,
난중엔 이번엔 또 무슨노래가 나올까 기가 차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냥 그랬다고요,
결국 저는 다시 솔로로 돌아와 오유에 글이나 남기고있네요.
조으다.
 


알바의 섬세함에 좋은글에 올리려니
좋은글엔 진짜 좋은글만있길래.
아 이제 솔로라서 자유니깐 자유게시판에 올려야하나 싶다가
헤어진 다음날 이딴글이나 쓰고있는게 웃겨서
유머게시판에 올렸는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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