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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술취한 여학생 아버님께 인수인계한 썰.txt
게시물ID : humorstory_4099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향
추천 : 7
조회수 : 1073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4/01/27 15:05:39
풋풋한 대학생이었던 시절 제가 직접 경험했던 약간은 황당했던 실화입니다.
(아 그때로 되돌아 가고 싶다... 지금은 직장생활로 인해 점점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드리우고 있.. ㅠㅜ)
 
아무튼 나름 당황스러웠던 그때의 경험을 지금부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때는 아마도 대략 4~5년 전 여름방학때 인것 같아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대략 밤11시, 늦은 시간이었죠. 저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울릉도에 여행(?)을 가게 되었고, 출발이 아침 이른시간이었거든요.
늦지 않게 학교에 도착하기 위해 학교앞에서 자취하는 친구네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지려고 했었어요.
 
어느 지하철역에서 학교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섰고,
당시 제 앞에는 여학생 세명이 (정확히는 여학생 둘 만취한 강아지 하나...) 줄을 서 있었습니다.
 
버스가 오길 기다리는 10~15분 동안 술이 만취한 멍멍이님 께서는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이하 호칭은 '멍멍이'로 하겠습니다.)
친구들을 붙잡고 자꾸만 미안하다며 엉엉 울다가 그리고 또 헤헤거리며 웃다가 (추측컨데 분명 거기에 음... 났을껍니다...)
비틀비틀 몸도 가누지 못하고 자꾸만 바닥과 한몸이 되려고 하더군요.
 
보는 제가 다 불안했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제정신이 아니지만 집까지는 무사히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던 와중에 드디어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둘 버스에 오르기 시작했고, 제 앞에 멍멍이가 된 그 여학생도 친구들이 버스에 간신히 밀어 넣고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읭!?!)
그렇습니다. 그들은 멍멍이와는 방향이 달랐던 거에요. 아무리 그래도 만취한 친구를 버스에 내다 버리다니 참 나쁜 친구들 입니다.
 
혼자 잘 갈 수 있나 걱정을 하며 어쨌든 버스에 오르고 나니, 아뿔사! 자리가 없더군여. ㅠㅜ
여튼, 만석의 광역버스에서 멍멍이 여학생, 나, 그리고 몇몇의 승객들만이 버스 손잡이에 의지한채로 버스는 출발하였습니다.
 
멍멍이는 버스 타기 전부터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점점더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었어요.
위태롭게 비틀비틀 서있다가도, 갑자기 무릎이 휙휙 꺾이며 주저앉을 뻔 하기도 했습니다.
 
옆에 서있는 저는 너무너무 불안했어요. 바닥에 책이라도 좀 놔주고 앉힐까? 아니야 오지랖 떨지 말자 알아서 하겠지... 하는 갈등을
마음속으로 수십번 하고 있던 찰나. 다행히 한 아주머니께서 옆에 앉아있던 한 청년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자리를 양보하도록 했습니다.
(본인자리 양보하기는 싫으셨나봐요... 청년 지못미 ㅠㅜ)
 
아무튼 착하신 청년분께서 흔쾌히 자리를 양보했고 멍멍이는 자리에 무사히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멍멍이가 당신 딸 같아서 그런다며 집이 어디냐고, 내릴때 알려주시겠다며 친절하게 챙겨주셨습니다.
다행히 제정신은 아니었지만 그 와중에 횡설수설 집이 어디쯤이라고 말은 하더라구요.
 
어쨌든, 그 훈훈한 양보와 배려의 장면을 지켜보던 저는 그래도 저 멍멍이는 무사히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평화로이 음악을 들으며 버스의 흔들림에 몸을 맡겼습니다. 갑자기 멍멍이가 돌발행동을 하기 전까지 말이죠.
 
아주머니에게 말했던 멍멍이의 집에 도착하려면 좀더 가야 하는데, 갑자기 엉뚱한 버스 정류장에서 이 멍멍이가 그만 뛰쳐내리고 맙니다.
깜짝 놀란 아주머니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잠깐 스톱을 외치곤 아이고 학생 여기 학생집 아니야 라고 말씀하시며 같이 내리셨어요.
 
그리고 다시 멍멍이를 버스에 태우려고 시도를 하셨지요. 그러나 술 취한 멍멍이는 무슨 기운이 그리도 센지 아주머니를 뿌리치고
버스에 안타고 버티더군요.
몇번의 시도 끝에 아주머니는 혼자서는 무리라는 판단을 하셨는지, 다음 정거장에 내리기 위에 뒷문 앞에 서있던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셨어요.
 
학생도 좀 내려와서 도와달라는 말씀에, 저도 일단은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딱히 어딜 붙잡아야 될지도 모르겠고...
일단 바닥에 넓으러진 멍멍이의 가방 및 소지품이라도 주섬주섬 챙겼던거 같아요.
 
그렇게 잠깐동안의 실랑이가 벌어져서 지체되고 있는 동안, 배차간격에 초조해지신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만 출발해야하니
어서 그 멍멍이 버리고 타라고 경적을 울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잠깐동안 저는 이들을 버리고 나라도 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라?
 
아주머니는 이미 버스에 반 오르고 계시... 어? 나는요?
네 버스는 그렇게 출발하였고.
 
저는 그렇게 12시가 넘은 한 밤중 어느 버스정류장에 멍멍이와 단 둘이 남겨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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