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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따지던 소개팅녀 역관광했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14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46Q
추천 : 12
조회수 : 2722회
댓글수 : 111개
등록시간 : 2014/03/20 18:29:44
 
대부분의 사람이 키큰거 좋아하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는 키를 "따지는" 풍조가 있는것같다.
 
마치 수능 등급 나누듯  180, 185 이런 수치에 집착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곤 한다.
 
 
 
개념의 자정 작용으로 인해서인지 아니면  키를따지는 여자는 "무개념"  혹은 개인적으로 싫어하고 안쓰는 말이지만
 
"김치녀" 라는 낙인을 찍는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요즘에는 대놓고 키를 따지는 건 많이 없어졌지만 
 
불과 몇년전만 해도 외국녀들이 나와 수다를 떠는 방송에서 시작된 그 유명한 '루저발언'이 대한민국 80퍼센트의 남자를 분노와 치욕을 선사하기도했었고
 
내가 어렸을적 가장 멋지고 잘났다 생각했던 신화의 이민우도 어느샌가 사람들에겐 난쟁이 똥자루로 전락했었으며
 
할리우드 최고 미남배우인 탐크루즈도 태평양건너 이곳에선 자신도 모르는 탐크루저라는 별명이 있었다.  
 
많은 여자들이 남자를 보면 일단 몇cm냐 물어보던 그런 시절이있었다.
 
 
 
  
 
바로 그 시절의 이야기이다.
 
 
 
 
 
나는 신검키 177cm (프로필 키 178cm)에 75kg인 건장한 남자이다. 
 
딱히 불만족스럽다고 느낀적도없고 인터넷에서 항상 외치는 180,185와는 다르게
 
실제 대한민국 20대 남자의 평균은 173~174이기 때문에 굳이 작다고 느낀적도 없었다.
 
굳이 키가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면  "난 잘생겼으니까 괜찮아" 라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어느날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키 170cm의 늘씬하고 이쁜 여자였다.  힐을 신어서 그녀의 눈높이는 나와 거의 같았다.
 
나는 사실 키큰여자에게 부담을 느끼지도않고 신경 안쓰는 편이다.
 
아니 오히려 키크고 늘씬한 여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 여자는 아니었던것인지
 
만난지 얼마 안되서 서로 호구조사를 하던중 그 여자가 키를 언급했다. 
 
그것이 1차전의 시작이었다.
 
 
 
 
"제가 더 높은 힐 신은것보다는 작겠네요"
 
힐신은 키가 자기키라 생각하는 듯한 말투에 당황했지만 애써 담담하게 응수하였다.
 
"저도 워커나 구두신으면 180 넘어요"   
 
그 여자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1차 방어 끝.
 
 
 
나름 분위기 좋게 이어가면서 밥도먹고 장소를 옮겨 술을 한잔하며 이야기를 하던도중 그여자는
 
술기운 때문인지 좀더 솔직하고 공격적으로 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것은 2차전의 시작이었다.
 
 
 
"제가 키가 커서그런지 전 키가 큰 남자가 좋아요. 184정도 되는.."
 
 
 
184가 아닌 소개팅 상대 앞에서 그런 말을 한 이유는 알수없었다. 
 
내가 마음에 안들었으면 밥을 먹고 깔끔하게 헤어지던가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기분이 나쁘고 화가났다. 뭔가 이여자에게도 그런 기분을 선사해주고싶었다.
 
 
 
이런말을 나 스스로 남앞에서 하면 욕먹겠지만
 
나는 소위 명문대를 다니는 학벌이 좋은놈이다.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난 사실 남의 학벌에 그닥 신경쓰진 않았지만 거기서 좀 치사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학벌이 좋아서 상대방도 학벌 좋은여자가 좋아요."
 
 
 
그 여자는 얼굴이 시뻘게져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다행이도 물컵을 얼굴이 들이붓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각오하고 한 말이었는데...
 
 
 
이렇게 2차전도 무사히 방어하고 내가 이기는 듯하였지만 한가지 간과한것이 있었다.
 
밥을 내가 샀었고 술은 자연스럽게 그녀가 사는 분위기였는데 그녀는 떠나버린것이었다.
 
 
 
 
아 계산하고 말할걸...
 
2차전의 승자도 나인줄알았더만 결국은 그녀가 이긴것이었다.
 
혹시나 이런 상황을 예상한 계획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라는 망상까지 하게 될 정도의 데미지였다.
 
 
 
 
그녀에게 복수를 한 통쾌함보다는 그런 여자와의 시간을 위해 7만원을 쓴 씁쓸함이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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