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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평생동안 놀림받을만한 이야기 하나쯤은 다들 있으시죠?
게시물ID : humorstory_4194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2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20 03:40:37
새천년에 가족들끼리 제주도에 갔습니다.

그리고 3박 4일간 열심히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비행기를 탔습니다.

비행기는 성공적으로 착륙했고, 저희 가족은 공항에 내렸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연결되는 지하철 역에 내렸는데, 아뿔싸. 어머니께서 가방을 놓고 내리신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엄마는 가방을 찾아서 공항쪽으로 되돌아 가셨고, 어머니를 제외한 저희 가족들은 어머니께서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식탐이 많았고... 또한 참을성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기다리던 그 시간은 정말이지... 과장 조금 보태서 천년 만년을 기다리는 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축 늘어져 지쳐갈 무렵, 어머니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어! 엄마다."

저는 어머니께 달려갔습니다.

어머니께선 가방을 챙겨오시면서 케잌도 같이 사오셨습니다.

누군가의 생일때나 먹던 케잌을 -딱히 가난해서라기보다는 살 이유가 없었고, 먹더라도 쉽게 질렸기 때문에.- 사오신게 상당히 이상스러워서 어머니께 여쭈었습니다.

"엄마, 이 케잌은 뭐예요?"
"이 바보야! 거기서 뭐 하고 있어!"

제 하나뿐인 형님이 또 절 갈굽니다.

이유조차 알지 못하고서 멀뚱히 형님을 바라보자 아버지께서 대신 대답하셨습니다.

"엄마도 아닌 사람한테 왜 엄마를 찾니? 낄낄."

그제서야 저는 그 분의 얼굴을 보았고, 그곳엔 어머니 대신에 20대 중반의 곱게 생긴 아가씨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필!

부모님과 같은 옷에!

부모님과 같은 헤어스타일에!

부모님과 같은 가방을 둘러메신 그 아가씨를!

저는 어머니라고 생각하고야 만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 형님과 아버지께선 지금까지도 계속 "케잌에 눈이 팔려서 엄마도 아닌 사람에게 엄마라고 하다니... 굉장하구나, 낄낄낄."

...이렇게 저를 놀리십니다.

다들 이런 부끄러운 기억 하나쯤은 있으시죠?

있다고 해줘요....

제발 있다고 해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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