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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7번방의 선물
게시물ID : humorstory_419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찐소설가
추천 : 3
조회수 : 44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6/26 18:08:29
반항기를 거치고 고등학생이 되면 여자아이들은 어느새 원숙미를 풍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은 병신미를 풍기기 시작한다. 옛말에 유유상종이라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법이랬으니 내 주변만 그랬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단언컨대 내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만났던 모든이들은 나와 친하게 지낼만했다.

밤이 되어 점호를 마친 뒤에는 조용히 취침을 하던가 혹은 공부방에서 공부를 해야했다. 돌아다니거나 야식을 먹는것은 물론 일체의 잡담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어디 법이 없어서 범죄를 저지르던가

내가 1학년때 생활하던 7호실은 사감실과 가장 멀었으며 입담이 좋은 삼학년 선배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7호실은 핫 플레이스가 되었으며 기숙사생들에게 점호란 7호실에 모이기 전에 하는 의식같은 것이 되었다. 특히 월드컵 경기가 있는날이면 더 어마어마했는데, 그 이유는 7호실이 DMB가 잘 터진다는 복창 터지는 이유 때문이었다.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잠자는 숲속의 야수 패턴의 나에게는 거의 고문과도 같았다.

원래부터 잠꼬대 등의 잠버릇이 심했던 나는 잠자리를 옮긴 스트레스와 형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인해 한층 더 각성했다. 꿈을 생중계하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어느정도는 대화도 가능했다. 꿈에서 어떤 선배가 나와서 신기하다고 하고 있으면 사실 그 선배가 잠든 나와 대화를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나의 각성은 어느새 유흥거리가 되어 7번방을 찾는 또다른 이유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일이 터졌다.
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그러나 사감은 가장 엄하디엄하고 잠도 없이 순시를 도는 양반이었다.

그래. 사감이 무서운 사람이니까 오늘은 별일 없을거야.

기대는 실망을 불러오는 법이다.
평소보다는 적었지만 그만큼 시끄럽기로 따지자면 정예멤버라 할만한 이들이 모였다.

어떻게 꾸역꾸역 잠이 든 나는 판타지 월드의 꿈을 꾸었다. 오크들과 싸우고 다크엘프들의 화살을 피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방언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형님. 형님"
"얔ㅋㅋ 얘 또 시작했다. 어, 왜."
"얼른... 세요...."
"뭐라고?"
"..빨...션 주세요...."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형니이이이임!!! 빨간포션을 주세요!!!!"
나의 표정의 긴박함과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 선배의 인벤토리를 열리가 없죠. 네. 선배들은 깜짝 놀라서 나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조용히해 임마 독배(사감 별칭) 나온다고!"

그리고 나는 꿈속에서 오크들에게 둘러쌓였다.

"으아아아아 살려줘!!! 제발!!! 풀어!!!"

지금 생각하면 왜 꿈에서 깨질 않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깜짝 놀란 선배둘이 한사람은 입을 막고 한사람은 날 흔들기 시작했다.
다른 세사람은 축구를 보느라 휴대폰을 들고있는 그대로였다.

난 소리지르는 것을 멈출줄을 몰랐고
방문이 열렸다.

사감선생의 눈에 들어온 방안 풍경은 선배 두놈이 저항하는 후배놈 위에 올라타있고 세놈이 휴대폰으로 그걸 찍는듯한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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