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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도의 '도를 아십니까' 만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253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마남편아들
추천 : 5
조회수 : 6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30 00:50:10
여자 사람친구를 만나러 나갔지만 썸따위 없으므로 음슴체

//

본인은 모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재학중인 남징어임미
아는 여자사람을 8시까지 만나기로 하여서 나갔는데 넘쳐나는 성실함으로 7시 30분에 약속장소에 도착하였슴
약속장소가 시내 터미널이었는데, 이 터미널은 예전부터 '인상이 선해보이시네요'가 많기로 유명함

기다리느라 뻘쭘히 폰을 보면서 서있는데 마치 한쌍의 불륜커플로 보일 수 있는 중년 남성과 젊은 아줌마가다가와서 말을검
중년아저씨가 먼저 '인상이 선해보이시네요' 뻔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학생이냐 어디학교냐 어디학과냐 물어보는데 
단박에 '아, 사수와 부사수 2인조구나' 하는 생각이 듬 
예전에는 다 뿌리치고 갈길갔지만 30분동안 혼자 서있는거보단 재밌을거 같아서 꼬박꼬박 대답을 다해줬는데
이분들이 발목잡기 1단계 "어디 앉아서 이야기 하시죠"를 시전함. 
이들의 수법을 익히 알고있는 나는 그러시죠 하고 따라갔는데 들어간데가 ㄹ데리아...

그래도 사람을 잡고 어디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말을 꺼낸건 저쪽인데 난 당연히 커피콩 우린물이라도 한잔 사줄줄 알았는데
'이것도 인연인데 차라도 한잔 베푸시는 ㄱ ㅔ...' 라며 말을 흐림 ㅋㅋㅋ 젠장 벌써부터 한방 먹은 느낌ㅋㅋㅋ
울며 겨자먹기로 감자튀김이랑 아메리카노 한잔을 억지로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이때부터 정줄 놓으면 말려든다는 생각으로 초집중함

배움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할때 혹시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여서 항상 도망강 염두를 두고 문가까이 앉아야함
그 가르침에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2인조를 굳이 카운터 가까이 설득해서 앉힘 ㅋㅋ 여기서부터 배움을 실천하게됨
일단 앉자마가 기선제압을 시도함. "어디 선방에서 공부하시나봐요." 
한마디에 두사람 다 1초 스턴. 눈을 크게 뜨고 동공이 확장되는 놀람의 정서가 감지됨 
그리고는 막 자기네 이야기를 하는데 이름하고 생일을 물어봄. 물론 내 개인정보는 이미 공공재가 되었지만 혹시몰라서 생각나는대로 막 던짐
그때부터 둘중에 젊은 아줌마가 신나서 얘기를 막하기 시작. 아줌마가 2인조중 사수였나봄
사주가 어떻느니 복이 많은데 조상의 업이 나한테로 다 몰렸다느니 얘기를 막 하는거임

학구열이 뛰어난 학생은 아니지만 들은건 있는 학생인 나는 상담의 기본 '경청과 공감'을 시전함
사실 간단한 경청과 공감은 별거없음 '아...', '그렇군요', '~~~해서 xxx했다는거죠?' 이게 다임 ㅋㅋ 페이스북 연애의 기술같은 그런거임 ㅇㅇ
이렇게 들어주는 척을 하니까 얘기를 점점 막 풀어가는데, 이러이러해서 조상님께 정성을 드려야한다는 얘기가 나옴
po직감wer 으로 '아, 이제 제사 얘기가 나오겠구나.' 해서 말을 끊음 
'죄송하지만 저희집은 기독교 집안이고, 진짜 조상님의 뜻이라 해도 그 업을 받는게 제몫이라면 달게 받을게요'로 시작하니까 
내말을 끊고 '지금 육신이 있을때 정성을 드려야지 죽어서 안그러면 이 업보를 풀 수 없다'로 압박을 하기 시작함
하지만 여기서 말려들면 안된다고 생각하여서 '엘리스의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기법'을 응용하여 그들의 잘못된 신념을 고쳐줘야겠다고 생각함

그때부터 미칠듯한 카운터 아가리를 털기시작함
'그래도 조상님 보다는 저는 기독교인인데 유일신인 주님께서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하셔서 정성이나 제사는 드릴 수 없다'로 시작해서
'육도윤회라고 들어보심? 만약 이 업을 짊어지고 죽는다면 나는 다음생에 개, 돼지로 태어나서 그 업에대한 댓가를 치를 것이고 그 이후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다면 그때 다시 덕을 쌓으면 되지않음?'
'조상님들의 업을 다 받아서 제가 업이 많으면 제가 남은 생애간에 그보다 더 많은 덕을 쌓으면 되지않나여?'
'조상님께 정성을 드리지않아 조상님이 노하신다면, 내가 나중에 죽어 영혼이 되어 조상님들을 뵀을때 그때가서 직접 조상님께 사과할게요 ㅇㅇ'
등등 잘 알지도 못하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논리인지 궤변인지 모를 말을 막 늘어놓음 
사실 본인은 교회를 다니긴 하지만, 그냥 다니는거임. 교회가면 점심도 주고. 엄청난 믿음이있는거도 아니고.
불교에도 관심이 많아서 군대있을땐 불경도 읽어보고 반야심경도 끝까지 다 외워보고 그럼.
하여튼 잘 알지도 못하는 얘기를 그냥 되는데로 막 터트림
본인이 그럴싸한 말을 막 늘어놓으니까 그 사수 부사수는 말을 끊지를 못함 ㅋㅋㅋ

그때부턴거같음 그들이 본인을 포기하려는게
'아... 그런데 약속시간 괜찮으세요? 아까 8시까지 가보셔야 한다셨던거 같은데...'
세상에 이들이 날 보내려고함 ㅋㅋㅋㅋㅋ

그래서 ㅇㅇ하고 친구만나러 감 ㅎㅎ 

아 감자튀김, 아메리카노 3700원 개손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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