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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연애이야기9
게시물ID : humorstory_4395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필라이어
추천 : 13
조회수 : 68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8/06 0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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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리는 연애 초창기의 커플들이 그러하듯이 서로가 아니면 안될 것 처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꽃은 시들기 직전에 가장화려하게 핀다고 했던가, 우리의 연애는 막 꽃이 활짝피기 시작한 그 어딘가에서 진행 중이었다.

아직 복학하기 전 방학동안 나는 데이트 비용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그녀에게 선물도 사주고 같이 놀러다니는데 전부 지출했다.
어느날 그녀에게 학생신분으로는 고가의 팔찌를 선물한적이 있었다.

"아니 이거 너무 비싼거아니야?"

"아냐 별로 안비싸. 잘어울리네~이쁘다."

"이쁘긴한데...너한테 너무 부담되는 것 같은데..."

"괜찮아 괜찮아~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의외로 돈이 많아."

그녀는 걱정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 금액은 얼마가 되었든 중요치 않았다.
그저 내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는 아직 어렸었고, 선물을 사주는 것이 그녀에게 잘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그 후 몇일의 시간이 지났다.
그녀와 데이트를 하기위해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으로 끝나는 시간 맞춰갔다.
사실 나는 밤에 술집 서빙아르바이트를 해서 아침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는데, 그녀는 예식장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했고 보통 3시쯤에 끝났다.
새벽에 들어와 씻고 4시간정도 자고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그녀의 일터로 향하는데, 피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 피로는 그녀와 얼굴을 마주함과 동시에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도 나를 발견하곤 활짝 웃어 주었다.

"오래 기다렸어? 춥지?"

"아냐 방금 도착했어. 오늘 많이 힘들었어?"

"나 오늘 하객이 번호물어봤는데 남자친구 있다고했어 칭찬해줘."

"그래그래 이쁘다."

"여기 로비에 들어와서 좀만 기다려 금방 옷갈아입고 나올게."

"천천히 나와 괜찮으니까"

"응 알겠어~"

얼마 후 옷을 갈아입은 그녀가 미소를 띄우며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배고프지? 우리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누나가 일당받은걸로 쏜다."

"누나는 누가 누나야 생일은 내가 더 빠른데. 오빠라고해봐."

"이씨...어쨋든 맛있는거 먹장~"

"그래 그래 근데 나 이태원 처음와봐."

"아 그래? 그러면 또 누나가 구경을 시켜줘야겠네~"

"아까도 말했지만 누나는 누가.."

그녀의 표정을 본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한마디만 더 하면 평생 말을 못하게 해주겠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있었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한 태국식 음식점에 들어갔고 밥을 먹었다.
잠을 못잔 탓이었는지 따듯한 곳에 앉아있고 밥을먹은 탓인지 식당에 있는 내내 하품을 햇다.

"우리 같이 있는게 지루해..?"

"아니야 지루하다니 왜 그렇게 생각해?"

"아니 아까부터 표정도 안좋고 하품만 몇번을 한줄 알아? 그러다 하마 되겠다."

"미안... 잠을 많이 못자서 피곤한가봐."

"그렇구나.. 그래도 가리고라도 하지 그렇게 정면에서 나보라는 듯이 하품하니."

"미안해.."

"아냐 됬어. 내가 너무 민감하게 굴었지 미안해."

그렇게 살짝 어두워진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번 터져 나오기 시작한 하품은 참는다고 안나오는게 아니었다.
결국 그녀는 슬픈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미안해 너 피곤한데 괜히 나오게했어."

"아니야 괜히 나오게하다니...."

"근데 너 나 만나면서 엄청 자주 그랬어. 같이 앉아서 얘기할때도 밥먹을때도 술마실때에도 산책할때도 항상 지루한 표정으로 하품했어."

"내가 그랬다고?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응 니가 그랬어. 항상. 그리고 니가 나한테 뭘 얼마나 잘해줬는데? 솔직히 지금이 군대에서 전화하던 때보다 훨씬 못하고있는건 알고있어?"

"군대에 있을 때는 만나지도 못했는데 뭘 잘하고 말고 할게 뭐가있어? 그리고 내가 맨날 선물도 사주고"

"선물? 누가 사달랬어? 니가 좋아서 사준거잖아. 내가 그거 사주면 좋겠다고 한마디라고 한적있어? 내가 무슨 꽃뱀이야? 남자꼬셔서 선물이나 받고 좋아하게?"

"아니 말이 왜 또 그쪽으로 가는데?"

"넌 항상 그런식이야. 솔직히 우리 사귄지 이제 겨우 2달짼데 벌써부터 다투기 싫어서 참고 넘어갔었어. 근데 너는 그냥 선물로 떼우면 되겠지 그 생각부터 고쳐.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선물만 갖다 바치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니?"

할 말이 없었다. 사실 그녀가 하는 말이 다 맞았다.
예전에 전화할 때에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녀가 좋아하는것 싫어하는것 하나하나 다 수첩에 기록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녀가 내여자라는 것에 안일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솔직히 선물도 그녀를 위한게 아닌 나를 위한 것 이었던게 맞다.

"나는 그냥 나한테 좀더 신경써주고 내 말에 귀기울여주길 원했어. 그게 그렇게 어렵니?"

"미안해."

"미안하긴 뭐가 미안한데 뭐가 미안한지는 알긴 하니?"

"그냥 내가 너무 나 편한데로만 생각하고 나는 너한테 잘해주고 있다고 착각했어. 미안해."

"알았으면 됬어. 앞으로 잘하면 되지."

"그래."

싸움이라기 보다 일방적인 타박에 가까웠지만 그것이 우리의 첫 다툼이었다.

출처 머릿속 기억 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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