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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딸바보가 아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440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집안보낸다
추천 : 13
조회수 : 1836회
댓글수 : 102개
등록시간 : 2015/09/11 20: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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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평일에 쉬는 직업 특성상 휴무때는 거의 항상 내가 손잡고 아이들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돕는 편이다.

큰딸이 새로 사귄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하원시간에 맞춰 방문한 나를 본 다음날, 딸내미에게

"너네 아빠 못생겼어"

라는 천인공노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큰딸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데..

큰딸이 항상 내게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오던

"아빠가 제일 잘생겼어"

"아빠 최고야 너무 멋있어"

"잘생긴 우리 아빠 사랑해요"

는 다 무어란말인가.

로마사에서 브루터스에게 등을 찔린 그 순간 시저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아니면 초한지의 한신이 유방에게 제거당했을때의 심정일까.

어릴적 레고 해적선을 사준다며 내 손을 꼬옥 잡고 비뇨기과에 가신 이여사님께 느꼈던 실망과 배신감과 상처..

당도한 곳은 레고 해적선이 아닌 포경선이었고

나는 작살에 꿰어 포획당한 한마리 모비딕..은 아니고 돗돔.. 도 아니고 꽁치정도로 타협하자.

여튼 계란 한판만큼 살아오면서 느낀, 그 당시와 견주어봄직한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다.

아니 왜 '니아못' 발언에 반박을 하지 못하니 얘야...

이야기를 전해들은 집사람은 박장대소 하며

"ㅇㅇ 걔 말 마즘 님 진짜 핵못생김 너 맨드릴 닮음.
지난번에 동물원 갔을때 거기 너 많더라"

라고 속을 뒤집어놓았다.

지는 비쩍 말라놓고 마른게 아니라 날씬한거라 주장하지만 의자에 앉아서 팔다리를 벌린체 티비보는 너의 모습은 마치 소금쟁이같았다 이 여편네야.

  
PART 2)

며칠 전에도 마찬가지로 휴무일에 딸내미들 손잡고 등원길에서의 대화.

"아빠, 나 다니는 피아노학원에 OO이도 온대!"

"응? OO이가 누군데?"

"있잖아, 아빠 못생겼다고 한 친구"

"아오 씨.."

"근데 있잖아~"

"뭐!"

"내가 생각하기에는 OO이가 잘못본거같애~"

"뭘!"

"우리 아빠 세상에서 제일 잘생겼는데~"

... 내 딸이지만 얘는 진짜 어휴..

조련사의 자질이 있는듯 하다.
 
코 끝이 찡 해옴을 느끼고 길 한복판에서 두 딸내미들 꼬옥 끌어안고 한참을 있었다.

내 기필코 내 모든걸 걸고 널 오나귀 박보영같은 처자로 키울테다.
 
함께 포옹당한 작은딸은 내 품안에서 "뭐야?뭐야?"를 외친다.

나는 딸바보가 아니다.

나는 딸병신이다. 
출처 딸에게 조련당해 기분이 매우 좋아 뽕을 빨았다면 이런 기분일거야 하며 딸내미들 사진을 보던 내 갤놋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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