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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비행기에서의 두시간.SSUL
게시물ID : humorstory_445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잼보면웃음
추천 : 2
조회수 : 158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20 18: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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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제주에 산다.
서울에 볼일이 있어 일을 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이야기이다.
 
내가 타는 항공사의 비행기들만 딜레이 되는 상황이었다.
탑승이 30분 지연되는 상황이었지만 대부분 여행을 가는 즐거움으로 사람들의 기분은 설레여 보였다.
나역시 아리땁고 친절한 승무원을 본다는 것에 설레고 있었다.
 
2. 비행기에 올라타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역시 승무원의 아름다운 미소가 날 기분 좋게 했다.
게다가 옆자리에는 뽀얀 피부의 아름다운 아가씨가 앉았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제대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흘끔 쳐다보다 용기내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항공 테러범으로 의심받을 만한 외모를 소유한 내 옆자리에 앉았다는 것만으로 그녀는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았기에 차마 말을 걸수는 없었다.
 
3. 그 사이 비행기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활주로로 이동하는데 마치 톨게이트에 늘어선 자동차들의 모습처럼, 활주로 앞에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들을 보았다.
앞 비행기가 뜨고 나면, 조금 이동했다 멈추고. 기다리다 한참후에나 비행기가 떴다.
공항사정이겠거니 하며 침착하게 있었지만...조금 짜증이 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
 
기다림에 지쳐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이 많았는지 기내에는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노련한 승무원들은 우는 아기들이 있는 곳에 다가가 음료를 먼저 챙겨주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no.4 clear까지만 말하는 인원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아마 no.56 clear 정도는 돼야 우는 모든 아이들을 신경 쓸 수 있을 듯 했다.
 
4. 노래 들으려 챙긴 이어폰은 고장나고 심심해서 창밖도 보고, 기내의 조그만 모니터도 보며 심심함을 쫓았다.
모니터에는 현재 비행기의 위치가 나오고 있었다.
 
어느새 무안을 지나, 제주도 앞에 다가가고 있었다.
평상시라면 대략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제주도가 보였다. 그런데 건물들이 작게 보이는 것이 아닌 구글 지도로 보는 것처럼..제주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를 보니 고도는 1000미터. 왜 하강을 안하지? 좌회전 유턴만 하면 바로 제주 공항인데??
생각하는 찰나 비행기는 우회전 유턴을 하고 다시 육지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10분을 올라가다 중국쪽으로 또 10분을 날았다.
아마, 공항 사정상 바로 착륙을 할 수 없어, 하늘을 배회한 듯 하다.
이럴거면 모니터 보여주지 말지...괜한 배신감이 들었다.
 
5. 원래 공항보다 북쪽으로 10분, 서쪽으로 10분 가량을 날아간 상황.
비행기는 여전히 서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곧 제주 공항에 착륙하니, 안전벨트를 메고, 의자 등받이 원래대로 돌리란다.
'아직 15분은 가야 도착할것 같은데??벌써?? 에이..전문가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비행기니까 15분만에 갈 수 있나보다.' 생각을 했다.
 
그때. 뒷자리 아기가 매우 울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기를 달래려 했지만 좀처럼 울음을 멈출줄 몰랐다.
그렇게 5분여가 흘렀다. 여전히 모니터상의 비행기는 제주도 북서쪽의 해상에 있었다.
애기는 계속 울며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애기엄마는 벨트를 풀더니 아이를 안고 일어나 달래기 시작했다.
애기의 울음 소리는 줄었지만, 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승무원의 소리였다.
'이제 곧 착륙합니다. 위험합니다.'라며 달려가. 아이 엄마를 앉히고 벨트까지 손수 채워준 후, 다시 본인의 자리에 앉았다.
아기 울음 소리는 점점 거세졌다.
그대로 5분이 흘렀다. 여전히 제주도는 보이지 않는다.
아기는 곧 경기를 일으킬 것 같았다.
 
6. 다시 5분이 흘렀다. 드디어 제주도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땅과 가까워지기 시작하며 드디어 바퀴가 지면에 닿았다.
 
그 순간, 아직 속도도 줄지 않았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벨트를 풀고 일어나 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예상보다 오랜 비행시간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이 답답했는지 모두 일어난다.
 
놀란 승무원
'위험합니다. 앉아주십시오'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들리지 않는지 앉는 사람들은 없었다.
항상 밝은 미소를 띄고 있던 승무원이 포효하기 시작했다.
'위험하니, 모두 앉으세요!!!!!!!!!!!!!!!!!!!!!!!!!!!!!!!!!!!!!!!!!!!!!!'
그제야 사람들이 모두 앉았다.
 
드디어 비행기가 멈추고 승무원이 말했다.
'넘버원 클리어'
 
7. 비행기는 멈추었으나, 또 버스를 타고 게이트까지 이동을 해야 한단다.
사람들이 모두 지쳤다는걸 알았는지. 우리 비행기 옆엔 네대의 버스와 두대의 계단차량이 대기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비행기 뒷문까지 열린걸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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