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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7
게시물ID : humorstory_448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효표
추천 : 3
조회수 : 136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1 22:54:25




A는 수능 끝난 기념으로 우리 동네에 온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올라오는거고, 친구네 친척집에서 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녁에 도착해서 얼굴만 한두시간 보고 갈 것 같다고.

A가 오는 날이 되었다. 역 앞에서 계속 기다렸다. 나름 이쁘게 차려입고.
하얀 얼굴에 새까만 눈, 까만 머리카락의 A는,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도 빛이 났다. 멀리서 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인사했다.
A의 친구는 인사만 하고 바로 사라졌다. 그 친구의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친구는 날 보자마자 무서웠다고 한다. 조폭같이 보였댄다. 그걸로 A한테 엄청 놀림 받았었다.

아무튼, 만났다.
캔모아를 가기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저녁 시간인데 술집을 가기도 좀 그랬다.
역앞에 오락실이 있었지만, A도 나도 담배냄새를 싫어하는데 담배연기로 뿌옇게 차있었다.

결국 우리는 근처 노래방에 들어갔다.
난 노래방을 별로 안좋아했지만, A는 노래부르는 게 취미라고 했었던 것이 기억나서 30분만 부르자고 하고 들어갔다. 
그 이후는 이후에 생각하게..
A는 여러 노래를 불러줬다. 그리고 진짜 잘불렀다. 콩깍지가 아니라 진심으로. 소찬휘 tears도 다 올라가는데 정말 잘 부르더라.
그에 비해 난 거의 음치였다. 그래서 한곡? 두곡? 정도 불렀나...

그날이후, '이소은 - 서방님' 을 계속 들었다. A가 불러준 곡이었는데, '서방님~ 내 서방님~' 하는 그 가사가...
A가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비록 가사는 해피엔딩이 아니었지만, 난 그 '서방님' 이 너무 듣고싶었다. 물론...A에게.

아. 암튼, A와 나는 노래방에서 1시간 넘게 있었다. 서비스를 왜 이리 많이주시는지. 감사했다.
다른 갈 곳도 없었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었으니까.
그러다가 A에게 문자가 한통 왔다. 그 친구였다. 갈 시간이 다 되었다. 서비스 시간은 아직도 남았는데...
이 시간만 다 채우고 가지...아쉬웠다.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어쩌나. 보내야지.

그렇게 A를 다시 역 앞에까지 데려다주고,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서 생각했다.
내 고백의 대답을,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나를 좋아해주지 않을까.

그렇게 짧은 시간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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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에서 시간 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면, 많이 잊혀졌나봐요.
정말로, 내 기억에서 떠나가나 봅니다. 그렇게 원할 땐 머리 속에 박혀있더니...
하긴...이젠 없어져야죠. 지금 내 옆에 있는 여자친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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