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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참. 여러분들이 혹시 못나서 지금 파견직인 줄 아세요?
게시물ID : jisik_208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녘.net
추천 : 2
조회수 : 16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4/02 13: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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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학력도 그렇고 공채 입사자가 아니라 애초에 계약서 쓸 때 다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성과급에 대한 부분은 정규직이랑 똑같이 못 받아요. 그렇게 받게 되면 정규직 분들이 난리치겠죠?. 그래도 그 분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입사했는데, 왜 똑같이 받나 이런 이유로.. 성과급 똑같이 하는 건 억지 같아요. 비정규직 정규직시켜달라!! 이렇게 떼 쓰는 거나 다름 없어 보입니다. 
 
○○○님의 말씀입니다.  제가 같은 일을 한다면, 파견직도 정규직과 똑같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해주신 말씀입니다.  
 
에효.. 이 답글을 보니, 막 화가 납니다. 파견직 여러분. 여러분들이 못나서, 파견직이 된 건 줄 아세요? 아녜요! 여러분들이 파견직이 된 이유는요, 나라 다스리는 사람들이 못나서 파견직이 된 거에요.
 
파견직 제도는 노동탄압이 극심했던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들조차 이것의 위험성들을 알고 이를 금지하였던 몹쓸 제도입니다. 중간착취, 인신매매의 반인륜적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한국전쟁 직전까지인 1950년까지 일자리를 미끼로 돈을 챙기는 이른바 '중간착취'가 널리 퍼졌거든요? 급기야 1953년 이승만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통해 중간착취를 엄격히 금지했습니다. 
 
또 박정희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1961년 경제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직업안정법'을 제정,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당시 제정된 직업안정법 제9조는 “누구든지 유료로 직업소개사업을 행하지 못한다”라고 못 박아놓았습니다. 이승만 정부도 박정희 정부도 경제부흥을 위해서는 이런 중간착취부터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격히 금지된 중간착취가 허용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시기 제정된 파견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 법은 1996년 12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이른바 노동법 개악 안에 포함돼 있었던 것인데요.
 
당시 노동계가 노동법 날치기 통과에 집단 반발하여, 파견법의 즉각적인 시행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러나 1998년 정권교체 직전 IMF 구제 금융을 대가로 정부가 파견직 제도의 수용을 약속하면서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IMF.jpg


향후 약 20년 간 신자유주의 시대가 펼쳐진 것을 보면 언젠가는 만들어질 법이었지만, 최대한 노동자를 고려하여 안전하게 설계했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는 비판이 아직도 있습니다.  
  
아무리 외환위기 사태에 IMF의 압박이 대단했다고 해도 중간착취법만은 정부가 버티며 막았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의 중간착취 금지 취지에 맞게 간접고용을 규제해야 할 정부가 거꾸로 중간착취를 합법화한 것이니까요. 
  
파견법은 이런 노동의 중간착취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합법성마저 부여해주는 대한민국 노동입법 최악의 실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중이고요. 
 
당시 IMF 협상단으로 왔던 IMF의 대표조차 지금와서는 그거는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파견직 제도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파견직인 것은요, 여러분들이 정규직보다 못나서 그런게 진짜 아녜요. 그 때 이 나라의 못난 정치인들 때문에 그렇게 되신 거에요. 
 
당시 신한국당과 IMF가 파견직 제도를 도입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던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건 기업에게 ‘고용유연성’을 선물해주기 위한 것이었거요. 
 
그런데 그렇게 기업이 고용유연성을 갖게 되었으면서도, 그 고용유연성에 대한 대가는 지불하지 않는 제도가 바로 파견직입니다. 정규직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고용안정성을 갖게 되었으면서도 그 고용안정성의 대가는 지불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비정규직 제도입니다. 
 
정규직근로자들은 고임금과 고용안정성을 모두 누리고, 파견직 근로자들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이게 공정한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이건 현대판 노예제도입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곳에서는요, 이런 이유 때문에, 파견직 노동자의 임금이 정규직보다 더 높고요. 이게 정상인 것입니다.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용유연성의 대가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불하는 것보다 더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기까지는 못가지만, 적어도 다른 부분에서는 차별은 하지 말라고, 파견법을 만들어놨는데요, 그 법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게 지금의 기업 현실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법이라도 지키라고 하는게 그렇게 이상한 일입니까? 
 
솔직히 얘기해서요. 기업이 여러분들을 파견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요, 여러분들을 소모품으로 보기 때문이에요. 특히 비서여러분들을 생각하는 기업의 자세는 말씀드리기 민망한 정도로 매우 참혹합니다. 
 
우리 기업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남녀차별이 심하죠? 여성들은 결혼 후에는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는 관념이 있고, 여러분들의 여성 선배들은 그 참혹한 노동환경 속에서 유리천장을 뚫고 직장내 성평등을 어렵게 어렵게 이뤄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여성 비서직에 대해서 파견직을 고집하는 이유는 뭐겠습니까? 자기네 기업들이 필요로 한 만큼만 일하다가 시집이나 가버리라는 것이 그들의 몹쓸 생각 아니겠습니까?
 
좋다 그 말입니다. 힘이 쎈 저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힘이 약한 우리들이야 그렇게 받아들일 수 밖에요. 그렇다면, 소모품 대우를 받는게 어쩔 수 없다면, 소모품 대우를 받을 때, 대우를 더 받지는 못하더라도 차별을 당하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닙니까?
 
여기 비서님들. 많은 분들이 비싼 등록금 내면서 4년제 대학교 나오셨고, 최소한 전문대학이라도 나오신 분들이잖아요? 부모님이 시집갈 때까지 기업으로부터 소모품대우나 받으라고 그렇게 공부시켜주셨겠습니까? 
 
우리는 파견직 제도를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런데 봅시다. 만약에 파견직 제도를 쓸만한 이유가  기업에게 없어진다면, 그들이 파견직 쓰겠습니까? 정규직으로 채용하겠습니까?
 
우리가 파견직으로서 보장받는 파견직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바로, 기업에게 파견직 제도를 쓸 실익을 조금이라도 없애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저들은 우리 후배, 우리 자녀들을 비서로 채용할 때,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 와중에 법을 보고도 못 믿으시면서, 법에 어긋나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의 효력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파견직 노동자들 중에 계시다는 것은 정말 화나고 슬픈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정규직보다 능력이 없어서 파견직이 아니고요, 운이 없는 시대에 운이 없어서 파견직이 되신 것입니다. ○○○님처럼 아무 저항 없이 불합리한 차별에 순응하는 것.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정말 슬프고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기업이 필요로 하고 있는 노동력을 제공할 능력이 있는 인재들이고요. 자신의 노동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제발 좀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혼자생각

노동 현실을 접할 때마다, 진짜로 나를 화 나게 하는 사람들은 사용자가 아니다. 노동자들이다. 이 병신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자신의 온 생활을 사용자의 돈을 벌어주는데 사용하면서도 자기 걱정은 뒤로하고 사용자 형편을 걱정하고 자빠졌다. 자신의 가치를 헐값으로 매기는 호구새끼들. 안 될 거라고 미리 정해놓고 그래서 뭘 하겠어? 해보고 판단해야지. 그들은 싸우기도 전에 져버린다. 자기가 질것이라고 믿고 미리 포기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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