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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영화같은 이야기.. 와 피천득의 인연을 읽고 쓰는 주절주절..
게시물ID : love_103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재미땅
추천 : 0
조회수 : 6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06 08:59:29
우연히 전 여자친구를 회상하며 거리를 거닐다가 영화처럼 버스 문이 닫히기 전에 딱! 탑승한 여자가 전 여자친구의 친구였고,

무심코 바라본 창문 너머에는 전 여자친구와 눈이 마주쳤다는 영화 같다면 영화같은 이야기를 늘상 가던 커뮤니티에서 보았다.

거기에 달린 댓글중에 하나가, 피천득의 인연에 대한 댓글이 있었다.

10대, 20대, 30대,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는 댓글이었다.

나는 문득 궁금해져 책을 사서 읽..을까 하다가, 가까운곳에 도서관이 있어 도서관에서 읽어보았다.

짧은 수필이었다. 매우.

내가 요 근래 가장 좋아하는 수필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보다도 훨씬 짧았다.

그는 어렸을때 아사코를 만났고, 15년쯤 흘러서 한번더 만나고, 또 그 쯔음 시간이 흘러서 만났다.

기억의 종류를 굳이 나눠보자면, 그중에 '일방적인 기억'이 있다.

아사코가 아주 어릴때 만났던 그 시간에, 아사코는 그에게 자랑하듯이 신발장을 열어서 새하얀 신발을 보여준다.

그는 그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새하얀 이미지가 그녀의 이미지처럼 각인되었다.

이미 그녀를 많이 좋아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나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방적인 기억을 많이 하게 된다.

아무래도 마음속에 담아둔 사람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마음속 깊숙히 기억하게 되는건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닐까.

아사코와의 두번째 만남에, 그는 넌지시 신발장은 어딧냐고 묻지만 아사코는 이제는 교실에 신발 신고 들어간다며 내포된 의미를 눈치채지 못한다.

그것은 일방적인 기억이었으니까.

그리고는 그날 예쁜 연두색의 우산을 챙겨가지고 교실에서 나온다.

그 예쁜 연두색 우산은 역시나 아사코를 생각나게 하는, 그가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기분좋은 아이템이 된다.

단지 우산이 제목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쉘브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게 될 정도니까. 

역시나 그만큼 아사코를 좋아했던것같다.

이후 또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둘 사이에 시간이 녹슬어버린것처럼 나이가 내려앉은 모습의 아사코를 만나게 된다.

이제는 더이상 그의 기억속에 남겨져있던 모습이 아니기에 그는 세번째 만남에 후회를 하게된다.

그리고 그는 묻지 않았지만, 아사코와 대화를 하다가 영화나, 우산에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때 너가 교실에서 챙겨온 우산이 너무 예뻐 기억에남아 나는 쉘브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게 돼버렸지!'

라고 말을 했다면, 역시나 그녀는 그런일도 있었냐는 듯 반응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제넘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세번째 만남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다는것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을것같다.

하지만 나는, 이 짧은 수필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건 일방적인 기억에 대한것이었다.

그것은 짝사랑과 비슷하다.

아니 짝사랑일지 모르겠다.



게시판 미아 아닙니다!

.. 짝사랑도 사랑입니다 흐앟앙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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