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많이 보고싶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말하는 많이란
내가 떡볶이를 좋아하는 만큼인데
그 떡볶이가 당신에게는
별로 흥미없는 음식일까봐 불안하다
나는 당신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말하는 많이란
세렝게테 평원만큼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많이가
도봉구 공영주차장 만큼일까봐 불안하다
나는 당신이 많이 고맙다.
내가 말하는 많이란
찰싹 달라붙어서 하루종일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인데
당신이 KFC에서 치킨 몇 조각 들고 나서는
뒷모습에 대고 알바중 하나가 외치는
'감사합니다'로 들릴까봐 불안하다
사실은 그래서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의 침묵속에 전부 있다
정작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이야기 하지 못한 채 눈을 내리깔고
내쉬는 나의 날숨에 전부 들어있다.
- 어느 분이 네이트 판에 쓴 글 -
2010.10.2.
생각이 많아져 싸이월드를 뒤적이는 중에
발견한 글.
내가 쓰는 글이랑 분위기가 비슷해
내가 썼을거라 친구들이 착각했던 글.
그때도 지금도 비슷한 감정으로
이 글을 보고 있다.
나는 여전히 너의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을 보며 침묵한다.
오늘은 유난히 한숨을 알게 모르게 쉰 것 같다.
이야기하지 못한 말들이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