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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려 결근
게시물ID : love_13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웡멍웡멍
추천 : 0
조회수 : 24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25 08:51:50

비오는 화오일 아침

어제부터 껄쩍지근하던 목이 영 불안하더니
결국엔 밤사이 무럭무럭 자라 온몸을 불덩이로 만들었다.
회사에 겨우 연락하고, 
빗소리 들으며 아침을 보내기 한시간 째,

아프니까 아플때 의지하던 너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희안하게 그 기억에서 네가 행복해보이진 않았어 

깔깔한 목과 혀 어지러운 머리를 젖혀 
눈을 게슴츠레 떠 보면 
무슨생각을 하는지 무표정으로 잠들어있거나 
등돌려있던 네가 있었지 
눈을 감았던 떠있건 어쨌든 그 눈이 나를 향하지는 않았지


이따금씩 죽을 사와 걱정스레 날 보던 눈빛도 떠오르지만

아니 다시 생각해 보면 눈빛속에 더 가득 담겨있던 건
나에대한 걱정이 아닌 
어두워져가는 저녁에 대한 것 이었던것 같다. 

너는 성실하고 착실한사람, 
집에 늦게들어가거나 외박하는일은 너에겐 
상식밖의 행동이었지. 

아픈와중에 나는 늘 시계를 바라보았다. 
네가 몇시까지 더 곁에있어줄까, 
언제쯤 슬슬 가보아야겠다는 말이 나올까 전전긍긍 하면서. 

네가 아플때의 나는 분명히 너와 달랐다. 
나는..너의아픔이 너무나 아프고 안쓰러워, 함께 아팠다.

서로의 감정이 다름을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그저 너를 사랑하기에 바빴다.  


너는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곁에 있어준 것일까.

얼마나 오래 참았고 그걸 얼마나 오래 고아낸 탓에 우리가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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