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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오빠 쟁취한 썰
게시물ID : love_176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유마마무
추천 : 12
조회수 : 2418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6/12/10 04:18:13
(매우긴글주의 매우 김)



 
그는 참으로 소심하고 생각이 많은 청년이였어요..
제가 알바하는 카페 손님으로 와서 처음 알게 된 오빠인데 
얼빠인 저는 얼굴에 반해 여러번 연락을 시도했디만
관심이 있는듯 없는듯 뜨끈미적지근한 그의 반응에 
이새기는 뭐지 하고 나가떨어지길 여러번..

시월 초 저녁에 친구들과 밤문화를 즐기러 나갔다가 
꿀럽 안에서 오빠랑 딱 마주쳤어요 운명의 데스티니같던 저녁..
술이 올라있었는데 둘다 거기서 확 깨가지고 
아 망했구나 하고 전 너덜너덜 집으로 가는데 
연락이 오더라구요 잘 들어가라구
그렇게 길고 긴 썸(혹은 쌈)이 시작됐어요.

그 톡을 기점으로 처음으로 둘이 만나 밥을 먹었고
밥을 먹으면서 알게된건 아
이 남자는 생긴건 남주혁 닮아놓고는 (ㅋ지극히 주관적임ㅋ)
찌질미와 더불어 병신미가 챨챨 넘치는구나
한마디로 별로 재미없는 남자였습니당...ㅎ

연애도 길게 두번밖에 안해봤고
여자를 대하는 방법도 서투르고, 주위에 지인이라곤
룸메이트형..축구부형들..가게 직원들이 전부인 집돌이에 
취미는 다큐보기 영화보기 축구게임..
자기가 말주변이 없어 입만열면 깬다고 슬퍼하는 
싸우는거, 뭔갈 싫어하는걸 싫어해서 평화주의자라는
어영부영하고 조심스럽고 생각이 많아 실천을 못하는타입에
싫은소리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이성이랑 이리 밥먹은 일이 잘 없다며
재미없지 않냐고 걱정스럽게 묻는데
사실 큰 재미가 있는건 아니였지만 편안했어용
이 사람이랑은 롱런할수있겠다? 하는 느낌을 받았던거같아요
아니라고 난 재밌다고 해주니 눈이 휘어지게 웃던 그 모습에
난 이미 너의 노예..........

그 뒤로 썸인듯 썸 아닌듯 만나며
사실 마음고생 많이 했네요 ㅡㅡ

톡도 원래 하루에 한두번 울릴까 말까 한다는 그 오빠는
저한테 답장을 하기까지도 생각을 참 많~~~~~이 하는듯 보였어요.
성의있게는 답 해주는데 텀이 무지 길었고
선톡도 잘 안해서 제가 항상 먼저 하거나 
저녁에 끊고 담날 아침에 하거나 했어요 ㅜ
저도 좋아하면 밀당없이 멧돼지의 직진을 보여주는 여자지만
오빠는 반응이 너무 밍밍해서 어라..? 했던것도 사실입니당..

뭔가 자기가 보자고하고싶은데 말을 못꺼내는거같아서
내가 먼저 우리 만날까? 하면 그래! 하고 오빠가 덥썩 무슨식으로 
얼마간 썸 아닌 썸을 타다가 좀 답답해진 저는 술김에 물어봐여
오빠 우리 무슨 사이야? 
남자들 긴장하는말이라며요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들려온 대답은 충격적이였어요 ㅜ
자기가 올해 1월에 헤어졌고, 
지금은 가게에서 6일 일하며 바빠서
연애 할 준비가 안된거같다고.  
너랑 만나면서 너때문에 고민을 진짜 많이했는데
겁이난다고 자신이 없다고
어떤 관계에 얽매이기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네 까였습니다 ㅜㅜ 
저런 오만가지 핑계st 말들과 함께요 ㅜㅜ
 
둘다 술을 먹은 상태였기때문에 아무래도 좀 껄적지근해서
며칠 뒤에 제가 다시 문자를 했어요.
이성적인 호감이 있었던건 물론 사실이다만
오빠랑 만나면서 인간적으로도 참 좋고 재밌었다고
어색하지않게 인사하고 지내고 가끔 보자구요
전략이라면 전략이였지만 진심도 섞여있었어요
베프가 될순 없겠죠 물론 
그래도 오빠 참 예의바르고 보기드문 청년이라 ㅋㅋㅋㅋ
인생에서 쉽게 놔버리고싶은 사람은 아니였거든요.
 
그랬더니 자기도 맘에 걸렸다며,
나도 너랑 계속 보고싶고 잘 지내고싶다는 답이 왔어요.

사실상 여기서부턴 제 맘은 이미 디엔드였습니다.
고백하고 까인거나 다름없지만 맘이 쉽게 접어지진 않잖아요?
하지만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려고 했던거같아요. 
전엔 무턱대고 좀 표현하고 들이댔는데
고백 후엔 좀 더 캐주얼하고 친구처럼 대하려고 애썼네얌

먼저 보자고도 거의 안했고 절대 아쉬운 티 내지 않고
편하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오빠가 먼저 보자고하면 또 절대 안빼고여 

뭔가 이런 사이로 이렇게 또 얼마간 지내다보니
오히려 남자쪽에서 반응이 오더라구요?
전엔 안하던 표현, 선톡, 약속잡기, 지인들 만나는 자리에 데꼬가기 등등  

주위에선 와 쟤 어장 쩐다고 
니가 반응없는거 같으니 이제와서 아쉬워서 이러는거라고
니가 다시 받아주면 또 한걸음 내뺄거라고 모진소리 많이 했는데요
저도 그런 생각이 아예 안들었다면 뻥이지만..
나를 대하는 이 사람을 제일 잘 아는것도 나잖아요 솔직히.
좀 비겁하고 겁은 많아보여도
 '나쁜' 사람이라고 느껴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냥 용기내는거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덤덤하게 다 받아줬어요.
더 바라지않고 다가오면 다가오는대로!

그래도 우리가 끝에가서 사귀게 될거란 별로 생각은 못했는데
오히려 제가 아예 좀 마음을 놓은 상태라 더 자연스럽게 친해졌나바영 홓ㅎㅎ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조금씩 편해지고
서로 덜 고민하며 만나고 그러다가 
오빠 지인들이랑 술자리를 가졌는데 저를 썸녀라고 소개했더라구요 
나도 몰랐는데요 우리가 썸타고있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오빠 주위분들은 저를 다 알고계시더라구요
저를 좋게 봐주셔서 오빠한테 그만 좀 빼고 저 잡으라고 혼내주셨음

다음날 제가 문자로 장난치면서 물어봤어요
우리 썸이였냐고 ㅋㅋㅋ 
그랬더니 이 바보는 또 한참 고민하다가
꼭 정의를 내려얃냐며 너는 우리 어떤거같냐고 묻길래
난 그냥 너무 의외였다고 오빠 맘이 궁금한거 뿐이라고했더니


좋아한답니다
저 좋아한대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리고 만나서 결국엔 사귀자는 말을 들었어여
자기가 잘하겠다고
너같은 사람이면 자기가 노력해보고싶었다고


앜ㅋㅋㅋㅋㅋ아싸 꼬셨다!!!!!!!!!!!!!!!!
ㅎㅎㅎㅎㅎ

너무 좋아요 요즘
오빠 아예 대놓고 눈에서 꿀이 뚝뚝떨어지는데  
사실 믿기지가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빼고 빼고 또 빼면서 사람 맘 졸이더니
이젠 너무 사랑해주니까 참 현실성 없는데
아직도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ㅎㅎㅎ

저희는 좀 느긋한편이거든요 성격이.
연락도 서로 폰 잡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
오면 오는갑다~ 한참있다 안오면 그냥 서로 또 해보고
만나는것도 둘다 매일은 안봐도 되는 사람들이라 ㅋㅋㅋ
암튼 이런 계산 안해도 돼서 좋구요

항상 제가 원하던건 편안한 연애였어요.
전쟁같고 불같은 사랑은 이제 할만큼 해봤고
마음 잘 맞는 사람이랑
혼자있을때보다 둘이있을때 더 편한 그런 사랑 하고싶은데
오빠도 그런 사람이라서 너무 다행이에요 좋구요.

주위에서 말릴때 그만두지 않은 제 자신과
용기 내준 오빠한테 그냥 고마운 요즘입니다ㅜㅜ
친구들도 그렇게 욕하더니 오빠 만나보고는 
아 뭐야 그냥 바보였잖아 하며 이제 저한테 잘하라고 지렁지렁
간신배들..

ㅋㅋㅋㅋㅋㅋ 죽창 주세요!
 전 따뜻한 겨울 보낼거같아요 징어여러분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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