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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그거 아니야.
게시물ID : love_208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꽃망치
추천 : 1
조회수 : 3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1/20 20:15:47
우리 벌써 헤어진지도 한달이나 됐네. 한달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어. 괜찮았다가 힘들었다가 아프기까지 했거든.  

하지만 이젠 정말 괜찮아.  근데 얼마전 친구들과 술을 먹기로 해 오랜만에 구시청(광주의 번화가)을 갔어.  친구들과 한창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어. 오랜만에 먹는 술이라 그런지 취하지도 않고 잘만 들어가더라.  

그러던 중에 술자리에 현자타임이 와서 친구들 몇몇은 흡연실로 몇몇은 화장실로. 나 혼자 자리에 앉아있었지.  그러던 중에 너의 친구네 커플이 술집으로 들아오더라.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니 친구는 순간 나를 엄청나게 짠한 표정으로 쳐다봤지.  

아니야, 그거 아니야. 니들이 뭔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그거 아니란건 알겠어. 나 일행 되게 많아. 지금 다들 드래곤볼마냥 흩어진거야.  

그와중에 걔 남자친구는 눈치도 없이 형! 오랜만이에요!라고 반갑게 아는척 하더라. 인사를 받든 명치에 죽빵을 꽂든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테이블 다리에 걸려서 넘어질뻔 했어.  

아니야, 그거 아니야. 얘가 나한테 바깥다리를 시전한거야. 아마 인간이었으면 천하장사 두번은 했을 테이블인거야. 나 안취했어.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줄래? 

 민망함을 무릅쓰고 어쨌든 일어났으니 멋쩍게 인사를 건넸지. 뻘쭘하게 인사를 받은 니 친구는 영 어색한지 무슨 얘기를 꺼내려다가 자꾸 머뭇거리는 거야. 그러다 한다는 소리가 고작 오빠..피부가 많이 상하셨네요. 

 아니야, 그거 아니야. 나 요새 관리한단 말이야. 매일 팩도 하고 로션도 손등에 짜서 찍어바르고 심지어 에센스도 바른단 말이야. 이게 무슨 막말이야. 근본은 갖고 들어와야지.  

마침내 친구들이 자리에 돌아오자 너의 친구는 이제야 혼자 술집온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듯이 멋쩍게 웃더라. 이별당한 친구없고 술취하고 얼굴이 많이 상한 남자에서 그래도 친구는 있는 사람이 된게 얼마나 뿌듯하던지.  재밌게 놀다가 가라고 인사를 나눈 다음에 자리에 앉아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지. 

눈을 감았다 떴는데 내 방 침대 위더라. 잠깐사이에 8시간이 지나다니. 난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갔다 온건가. 이것이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상대성이론인가 싶더라.  

잘지내지? 혹시나 내가 그날 니 친구한테 실수하진 않았겠지...?  아니야, 그거 아니야. 니 생각에 며칠이고 어떻게 연락하다가 이런 핑계로 연락한거 아니야. 난 내가 술먹고 니 친구에게 실수를 한건 아닌가 해서 연락해본거야.
출처 연락할 자신은 없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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