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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봤을때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게시물ID : love_209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夜晚下雨
추천 : 2
조회수 : 95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1/22 13:46:18
널 처음 봤을때 너는 그냥 귀엽고 작은 여고생 같았다.
친구랑 나랑히 앉아서 수다를 떨며 가끔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이 그랬다.
음이 높은 그리고 가끔 숨넘어 가는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릴 만도 했지만
늦은봄 햇살 부서지는 나무그늘안에서 너와 네 친구는 정말 행복해 보였고 
보고 듣는 나도 혹시 행복의 형태가 그런게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세번째 보고 집으로 돌아와서 네 생각이 났다.
그런데 그날 본 네 모습이 아니라 아주 잠깐 어떤 영상같이 짧게 네가 보였다.
트렌치 코트에 모직느낌의 체크무늬 스카프 동그랗고 큰 귀걸이 그리고 뿔테 안경
약간 히피 스럽다는 느낌이 나기도 한, 한번도 본적 없는 네 모습이 눈앞을 번개처럼 스쳤다.
사실 한번도 그런 경험이 없기에 난 이런 내가 너와 어떤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처음보고 아들 둘과 함께 있는 어머니 모습이 그려져서 100번 넘는 선자리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셨다.
혹시 나도 그런 운명적인 만남을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왜 내 영상에선 그 사람 혼자만 보였을까? 하는 의구심들도 있었다.
그 후로 한달이 좀 지나서 우리 둘은 사귀기 시작했다.
우리 둘은 크게 싸우는 일도 없이 하지만 마음이 파도처럼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6년을 만났다.
어느날 부턴가 나는 너를 집에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항상 눈물이 났다.
내가 너의 눈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시간이 많다고 느꼈고
더이상 네가 나의 키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꼈고
너의 사랑이 식어가 내가 이렇게 아프다고 느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인연에 맞침표를 찍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아프게 하기위해 그 짧고 긴시간을 만난건 아닐까
행복했고 아팠고 힘들었고 좋았다.
그래도 이전의 나는 세상이 사람이 너무 싫어서 산속에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말을 했지만
너를 만나고 난 후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래도 살아갈 의미들이 분명 존재하는 세상 사람들 속에서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미안하고 밉고 고맙다.
그러니 너도 이제 다른사람도 만나고 웃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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