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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서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스압)
게시물ID : love_2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리테레즈
추천 : 11
조회수 : 2360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04/27 23:21:07
저는 이미 유부징어지만... 요새 연게 글들 보면 자존감을 잃은 채로 연애하는 분들이 많이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에 적어봅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할게요.


이건 전에 다른 글에서 댓글로도 적은 적이 있는데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음. 한때는 친했던 언니의 이야기로... 연애에서 자존감 도둑을 만나면 극단적으로는 어떻게 될수도 있는지 잘 보여주는 슬픈 케이스임...

그 언니는 나와 고등학교 선후배지간으로, 지역이 좁다보니 동네도 같고 같이 교회도 다녔지만 그냥 어느정도 친한 사이였음. 그러다 졸업 후 상경했는데 우연히 같은 지역으로 올라와서 20대 초반 내내 붙어다닐 정도로 친해짐.

여기서 이 언니 소개를 좀 하자면 일단 아버님이 목사님이심. 그리고 패션에 관심이 무지하게 많고 꾸미는걸 좋아라하는, 화목한 집안에서 종교인인 아버님의 가르침도 받고 이쁨 받으며 자란 막내 딸임. 위로는 오빠 하난데 오빠도 성격이 참 좋아서 남매끼리도 잘 지내고 친구들한테도 잘해줬었음.

그런 배경을 갖고 있다보니 애교도 많고 무엇보다도 이해심이 참 넓은 사람이었음. 그래서 나랑 지낼때도 1살 차이임에도(사실 빠른이라 동갑이나 마찬가진데도) 언니답게 잘 챙겨주고 이해해주는게 넘 고마웠음.

이 언니 이해심이 어땠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 둘째 외삼촌이 그때 당시 내가 막 성년이 되었다고 자주 불러서 술 사주시고 집에도 놀러오시고 했음.

근데 삼촌이 좀 좋게 말하면 짖궂고 나쁘게 말하면 장난이 도가 지나칠때가 있는 그런 분이었음. 그러던 어느날 이 언니가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같이 술을 마신게 된거임. 뭐 거기 까진 좋았음.

그런데 이 언니 말했다시피 아버님이 목사님이라 술은 잘 하지 않음. 그래서 조금만 마신다고 첨부터 말했지만 우리 삼촌은 그런거 없는 사람임...ㅡㅡ 그래서 왜 술을 안마시냐 하니 이유를 말했고...

그때부터 목사나 종교에 대한 안좋은 소릴 하기 시작함. 먹사 같은 사람들 얘기 같은... 전도가 너무 지나치다던지 이런 얘기로 심기를 건들려고 하는게 눈에 보이길래 말리다가 그냥 데리고 나와버림...

나는 이 언니가 화 나서 집에 가버려도 이해하려고 했는데 이 언니는 그걸 또 이해함ㅠㅠ 그런 사람도 있는거라고... 오히려 그런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까지 함. 근데 이게 내 생각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진심이었을 정도로 이 언니가 참 긍정적인 사람이었음.

그러나 지금은 연락을 안함... 왜냐 어느 순간 성격을 완전 베리더니(표준어는 아니지만 어감 상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이 변한게 보이기 시작하고 병크 몇번 터트리니 연락을 자연스럽게 안하게 됨... 근데 그 언니 성격이 그렇게 된게 좀 오래 만난 구 남친 때문이었음.

이 언니가 성격 좋고 매력있어서 인기도 많은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연애만 하려고 하면 그 언니가 먼저 맘에 들어하는 사람이랑은 어째 잘 안됐었음.

언니 성격상 좋아하는게 티나서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언니가 그 부분에서 항상 고민이 많았음. 자기 좋다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안가고 자기가 좋은 사람하곤 잘 안되니...

그러다 소개를 받은게 문제의 구 남친. 수학강사라서 머리도 좋고 경제력도 있고 외모는 '겉보기엔'(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나름 젠틀해 보였음. 엄기준 스타일? 언니가 굉장히 맘에 들어했음.

그러다 결국 잘돼서 사귀게 됐을때 매우 기뻐하던게 기억이 남. 이번에는 자기도 맘에 들었는데 잘됐다며... 아마 여기서부터 조금 엇갈린게 아닌가 하는게 이미 언니가 더 좋아하는 상태에서 시작한거 같음... 그 구남친이란 놈이 아마 밀당을 잘했던거 같기도.

여튼 그런데 이 젠틀한척 하는 구남친 놈의 실상은 자존감 도둑놈이었음... 애초에 성격 자체가 개썅마이웨이에 나 잘난 맛에 사는 놈이었던거임. 그런 성격에 좋은 머리까지 합해지니 더 재수없는 놈이 돼버림. 이게 매력이었는지 뭔지 모르지만...

여튼 언니도 나도 그놈의 실체를 아직 잘 모를때 커플끼리 만났음. 당시 내가 만나던 사람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거기서 나온 사람이었음.

그러다보니 당연히 군대는 면제였지만 카츄사를 지원해서 간다고 했음. 여친인 내 입장에선 굉장히 멋져보였음. 나중에 알고보니 마마보이에 바람둥이인데다가 공부한답시고 잠수타더니 그대로 헤어지긴 했지만...ㅡㅡ 하여간 그 당시엔 사귄지 얼마 안돼서 사이 좋은 커플이었음.

한마디로 시민권자라 면제인데 자원입대한다 이걸 가지고 그 언니 구남친 놈이 비꼬고 물고 늘어지는거임... 아니 면제 받으면 그냥 안가야지 가는게 ㅂㅅ아니냐는 식으로 계속 심기를 건듬...

옆에서 당황한 언니가 그만 얘기하자 해도 이미 당시 내 남친도 자꾸 물고 늘어지니 화난 상태고 그 ㅅㄲ도 재밌는데 왜 말리냔 식... 결국 어찌저찌 무마했지만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게됨. 그래도 언니 남친이니 참았는데

우연히 또 마주친 자리에서 (그땐 난 혼자였음) 뭐라 언쟁이 붙음. 근데 이 ㅅㄲ가 또 그만둘 기미가 안보이는거임... 결국 내가 크게 화내며 쏘아붙이고 일어서는 걸로 상황 종료...

언니에게도 두번 다시 보기 싫다 선언함. 언니도 거기서 조금 실망은 했던거 같으면서도 계속 사귐... 에혀 그때 헤어지게 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그 이후로 내가 그 구남친을 보는 일은 없었지만 언니가 점점 한숨이 느는게 느껴짐. 그때 그 언니가 살던 지역에서 지하철로 거의 3시간 떨어진 지역으로 이사를 했던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음.

어쩌다보니 장거리가 아닌 장거리가 된건데 언니가 매주 남친을 보러오기 시작함. 난 거기서부터 좀 껄쩍지근 하기 시작함. 보통은 번걸아 가면서 만나러 가거나 중간에서 만나는게 맞는거니까. 언니는 나도 만나고 자기가 지금 사는 동네는 놀데가 없어서 온다해도 못오게 했다며 애써 외면함...

나는 당시 자취를 해서 언니가 남친이랑 외박하는 날이 아닐 땐 울집에서 재워주곤 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매번이 됨... 아니 여친이 3시간 걸려서 보러 오는데 같이 숙박은 커녕 찜질방도 잘 안감?? 이쯤 되니 난 도저히 이해가 안감. 근데 여기가 끝이 아님... 

설상가상 이젠 약속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고 옴... 이 언니가 오면 말로는 나랑 만난다지만 남친 연락만 기다리다가 연락오면 나 버리고 튀어가기 일수...

그러고 나서 울집 와서 자고 가고... 아니 우리집이 여관도 아니고. 결국 못만나게 되는 날엔 죽상 울상하면서 그냥 나랑 있는데 내가 그게 재밌겠음?

그렇다고 바람 맞은(일방적으로 기다린것도 이렇게 말하는진 모르겠지만) 사람을 두고 갈수도 없으니 잘 달래서 놀아주고 그럼... 그러다 보니 나도 지치기 시작함.

그래도 친하니까 뭐 백번 양보해서 이해한다 쳐도 언니한테 구남친이 하는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참다 참다 물어봄.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여기서 또 하나의 실체가 드러남... 아까 자존감 도둑이라 했잖음. 매번 언니를 깎아내리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놈이었던거임...

니가 내가 만났던 여자 중에 제일 키가 작다 전여친은 모델이었다 어쩐다 좋아서 만나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더 좋은 사람 만날 수도 있는데 너 만나주는거다 내 주변 여자들 중에 니가 제일 별로다 등등...

심지어 지 사촌하고 같이 보자고 부르더니 사촌하고도 비교했다 함. 물론 사촌이란 기집애도 언니를 무시하고... 보는 앞에서 남친이란 놈이 무시를 하니...

보통 그런 자리에선 제3자가 사촌이 되어야하는데 언니가 제3자가 돼버려서 졸졸 쫓아다녔다 함....와나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헤어지래도 이 언니가 순진하다보니 첫남자기도 하고 미련을 못 버렸음...ㅠㅠ

이건 헤어지고 나서 한 얘기지만 그 언니도 그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기분 나빠서 대꾸도 하고 했는데 그런 말을 자꾸 들으니 이 언니 자존감은 당연히 점점 하락... 그러다보니 얘가 날 뭘 보고 만날까 만나주는것만 해도 고맙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거였다고 함...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대우를 받으니 사람이 어떻게 되겠음. 이 언니가 점점 자격지심이 생기고 성격도 예민해지기 시작함. 이미 지치기 시작한 나로써도 점점 받아주기 힘들어짐.

사사건건 부딪히게되고 결국 나도 여관 노릇하는거 짜증난다고 대판  싸우기 까지 함... 그럴때 마다 잠깐 잠깐 정신은 차렸지만 남친이 부르면 제자리...

그러다 이 언니도 사람인지라 지치고 점점 마음이 식어갈때 쯤... 구남친 ㅅㄲ가 바람이 난걸 나한테 걸림ㅡㅡ하... 가지 가지 하는 놈이었음...

가족들이랑 백화점 지하 커피숍을 갔는데 한 1시 쯤 된 시간이었음. 시간도 정확히 기억하는게 엄마가 놀러오셨다가 본가로 내려가시는 날이라 버스 시간에 맞춰서 간거였기 때문이었음(백화점에 터미널도 붙어있음).

버스 시간까지 한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커피숍을 간거였는데 그 구남친 ㅅㄲ가 거기 있는거. 왠지 날 보며 인사는 하지만 굉장히 어색하는걸 보니 뭔가 촉이 오기 시작함...

언니는 분명 남친이 이번 주말은 못만난다 했다고 해서 집에 있는 상태인데 그놈 손엔 커피가 두개 들려있었음. 뭐 친구랑 마시는거라고 생각할수도 있었겠지만 홀더에 빨대까지 정성스럽게 챙겨서 서둘러 나가는거...

겁나 수상해서 나간 쪽으로 살짝 가보니 역시나 그 커피를 어떤 여자 손에 들려주고 있었음. 이 ㅅㄲ 봐라...ㅂㄷㅂㄷ

바로 언니에게 상황 중계하면서 들키지 않게 살짝 지켜보기 시작하니 그 구남친은 나한테 걸릴거 같았는지 다른 쪽으로 자꾸 잡아 끄는데 여자는 영문을 모르니 커피숍 바로 옆에 화장품 가게로 가는거임.

근데 좀 가까이 오니 얼굴이 보였는데 여자 얼굴이 맨얼굴인거... 이 시간에 제일 번화가에서 남자랑 만나는데 맨얼굴이라... 다르게 보면 엄청 막역한 사이일수도 있지만 이건 왠지 같이 하룻밤을 보낸거 같다는 촉이 파바박 왔음.

언니에게 추궁해보라 하자 그 때 봤던 사촌 여동생이라며 되려 화를 냈다함... 참나. 그러나 우리가 본 여자의 인상착의와 사촌 여동생은 아예 딴판... 결국 실토함. 내 추측은 맞아 떨어졌고 어느정도 체념하고 있던 언니는 바로 이별을 고함... 꼴에 붙잡지도 않았다 함.

그러나 이렇게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언니 성격은 이미 베릴대로 베린 상태... 제일 친했던 나한테도 저랬으니 주변엔 어땠겠음. 인간관계 회복하는데도 한참 걸렸지만 변한 성격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 중엔 나 처럼 아예 멀어져버린 사람도 많았음...

이때는 나도 그 언니가 너무 너무 이해가 안갔지만... 나도 나중에 자존감 도둑을 만나서 고생을 해보고나서야 그때 비로소 왜 그랬는지 이해했음...이것도 적어보려 했으나 그럼 글이 안그래도 긴데 더 길어질것 같으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적어보겠음...

여튼 학습된 굴욕감이라고 하던가... 심리학에서도 다룬 것도 있고 저게 참 저 상황이 되어보면 벗어나기 전까진 자기가 그런줄도 모르고 주변에 폐끼치는줄도 모르더라...

그래도 나는 그 언니를 반면교사 삼아서 헤어진 이후에 주변에도 사과 많이 하고... 변했던 내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 많이 했음. 그래도 그게 쉽지는 않아서 그렇게 지금 신랑을 만나기 전까지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음. 그게 참 힘든일이더라...

이처럼 연애에서 자존감은 연애 뿐만 아니라 그 외의 것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요한 것임. 여러분도 잘 살펴보고 만나시길 바라고, 운이 나빠서 저런 사람을 만났다면 하루 빨리 벗어나시길 바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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