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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게시물ID : love_27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바티니
추천 : 3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24 23:49:09
점심을 먹고 쉬다가 잠시 내 책상 위에 있는 노트를 펼쳤다. 월요병을 이겨내기 위해서 하는 고육지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안의 글을
 
읽으니 기억이 새록새록. 여자친구와 연애를 시작한 작년 그 시점부터 쭉 훑어보니 나름의 업무를 적어 놓은 것 바로 밑에 나름 민생(?)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사안들이 적혀있었다. 주유 5만원, 세제 주문, 그리고 잉어빵 1000원치 사기 등. 여자친구의 시험 기간에 응원을 위해 잉어빵을 사서
 
학교에 갔을 때 여자친구랑 차 안에 앉아서 먹었던 그 잉어빵. 기억 속에 조심스럽게 자리잡은 그 추억을 끄집어 내어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그러다 점심이 맛없다고 투덜대며 들어오는 상사놈의 궁시렁에 황급히 그 노트를 덮은 나는 상사가 나중에 나가자 다시 그 노트를
 
펼쳤다. 여자친구와의 100일도 챙기고 편지 쓰기 등의 해야할 일을 적은 그 노트를 훑어보며 꽤 시간이 흘렀음을 느끼게 되자 노트를 꽂고 나서
 
전화기를 들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업무 시간에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을 아는 여자친구는 무슨 일이 있냐고 놀라서 물었다.
 
난 그저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라고 한마디만 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우리 남친에게 이런 면도 있네. ^^"하면서 웃었다.
 
오늘 출근하면서 "출근 안 하면 안 되?"라고 하며 나에게 안겨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여자친구를 안아주며 일찍 오겠다고 말한 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퇴근했다. 집에 와서 씻고 여자친구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여자친구가 잠이 들자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는 다시
 
여자친구가 자고 있는 그 침대를 바라본다. 어제부터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여자친구가 일찍 일어나서 나를 위해 빵과 우유를 챙겨주었던 그
 
미안함 때문인지 여자친구가 자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좀 힘겹다. 운동 열심히 하고 건강했던 사람이 어쩌다 몸살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약 먹고
 
품에 안겨서 자고 싶다던 여자친구를 이제 내 품에 안기게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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