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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잃을 것 같습니다..
게시물ID : love_369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brand
추천 : 4
조회수 : 100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0/10 02: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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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너무나 대충 살았습니다.

20대 중반까지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았고..

그 때문인지 인생에 너무나 소극적이었습니다.

핑계일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흘러가는대로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하고..

졸업 후 얼마간 방황을 하다가.. 또 흘러흘러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하고.. 그렇게 흘러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들어온 회사에서 한 여자를 만났습니다.

같이 취업 프로그램을 하고.. 같이 입사를 하게 된 친구였습니다.

처음 나온 사회에.. 서로가 의지하며..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응원하면서 우리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인생.. 흘러가는 감정으로 살아왔던 저에겐 한 줄기 빛과도 같았습니다.

일이 고되어도 그녀가 있어 버텼고, 그녀의 응원과 다독거림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날려버리고, 힘이 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저도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응원하며 서로 같이 성장하는 파트너이자.. 연인으로 행복했습니다.

제가 행복해져서인지.. 그녀를 만나고 불화가 끊이지 않던 집에도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저를 부모님보다 더 잘 아는 존재가 되었고..
저도 부모님보다 그녀에게 저의 모습을 온전히 보였습니다..

그렇게 어언 4년이 지났고.. 우리는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권태기라는 녀석이 찾아왔고.. 그녀는 지금 권태의 끝인 이별을 말하려 합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았기에.. 중소기업의 월급이 적었기에.. 열심히 일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의 사랑은 항상 가난했습니다.

그녀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난했고.. 자주 다니는 흔한 해외여행도 아직 다녀오지 못했고, 한장에 돈십만원씩 하는 공연도 우리에겐 사치였습니다. 가끔 투정을 부리기는 했지만.. 차마 돈이 없다는 말은 자존심에 하지 못하고.. 제가 싫다는 핑계를 대며 넘어가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별 말 없이 이해해 주는 그녀가 참 고마웠고.. 연애기간이 길어지자 자연스럽게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임대주택을 대출 없이 들어갈 정도로 준비도 하고.. 이것 저것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여자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웨딩의 꿈에는 부족하게 준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미안했지만.. 그래도 달콤한 신혼의 꿈을 꾸며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착했던 그녀였기에.. 미련하게도 저는 그녀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나 봅니다.
그녀에겐 어느새 권태기가 찾아와 있었고.. 저는 그저 곧 치룰 결혼의 단꿈에 젖어...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혼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그녀도 아프고 저에게 미안하다고... 울면서요..
바보같은 저는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남들 다 하는 것들.. 그녀도 해보고 싶고.. 아파하고 있었다는 것을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당연해서 소중하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미안해서.. 힘들어하는 그녀의 앞에서 모든걸 포기하고 사라져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저는 이기적입니다..
그녀가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흘러가듯 살던 제 인생의 목표는 항상 그녀였고, 그녀 덕에 저는 존재합니다..
당장 내일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과호흡에 온몸이 벌벌 떨리고 실신까지 했습니다..

우매했던 저를 용서하라고.. 버리지 말아달라고.. 아직 사랑한다고 울부짖었습니다..
결혼을 미루고.. 시간을 좀 가져보자고 했는데..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 하지만 너무 사랑합니다. 그녀를 붙잡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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