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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37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술관소녀
추천 : 1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10/21 00:53:06
하루에도 열두번씩 후회.

성신여대 집에서

친구들 불러 고기 구워먹고 싶다고 했을 때

비키니옷장에 넣은 옷들에 고기 냄새 다 배인다고 절대 안 된다고 몇 번이나 엄포를 놓아서

갑질에 참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알았다고 하며 그뒤로는 그 말을 안 꺼냈다.

친구들 그분한테 소중한데

친구들 놀러와서 고기 굽게 해 드릴걸...

내가 뭐라고 그걸 못하게 했을까.


나는 그 사람에게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나는 나한테 한없이 잘해주는 사람한테 가끔 나도 모르게 신경을 덜 쓰는 때가 있다. 물론 보통 사람들만큼 이기적이지 않지만 그 사람보다는 이기적인 것 같아서 내가 그분에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또, 미천한 나의 인간성을 드러낼까봐 걱정이 된다.

또 내가 변심할까봐

뭐가 잘 안 될 때 짜증부릴까봐

그걸 다 받아주는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해서

나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좀 덜 써도 되는데, 좀더 스트레스를 잘 대처해야 하는데

늘 그러지 못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이런 나는, 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다.

알게 모르게 내 생각과 내 가치관, 내 피해의식까지 그분이 동조해서 그사람까지도 불행한 생각을 하게 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나는 모자란 놈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껏 그 분을 제외한 모든 남자애들은
한결같이 생각이 짧고 가치관도 별로이고 행동도 쉽게 쉽게 해서 다 별로였다.
가치관이 맞다 하더라도 나를 케어하는 능력도 없었고 자기만 생각하거나 아예 그 정도 커버할 정도의 넓은 상상력이나 이해능력 인지능력이 부족했다.

그 사람을 늘 산 같다 표현했는데
이제 보니 인지능력이 보통이 아닌 듯 하다. 뇌 용량이 정말, 인지신경과학과 신경정신의학을 공부하는 나보다 더 넓고 깊은 듯 하다.

그 분께 감히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내 누추한 때가 뭍을까 염려될 정도로,
그분은 빛나고 대단하신 것 같다.

나는 그런 그 분께 간혹 실수하게 될까 두렵다.
그분은 내게 실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분처럼 되고 싶고
그분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려고 해도 도저히 이 세상에 없는 듯 하다.

나는 쓰레기이고 앞으로도 더 망나니처럼 살 텐데
그분이 행복하게 지내는데 괜히 나라는 사람 만나서 정신적으로 우울함 갖게 하고 싶지 않다.

내 앞가림 잘 하고 싶은데 잘 못하고
오직 그분만 나를 이해해주었던 것 같다.
그분 외에는 내 생각을 이해할 만한 머리를 가진 자를 아직 못 봤다.
늘 그분이 내 앞길을 대신 열어주었다.

그분과 함께 살려면 나는 외국에 유학을 가면 안 되고 한국에 적응해 살아야 한다.

나는 외국에서 살아야 할 팔자다.
그분은 한국에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데 다 놔두고 갈 수가 없다.
내가 박사가 돼서 그분을 데리고 가려면
너무 늦은 걸까.

나는 인생의 마지막 방황기이자 생애 처음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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