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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을 것이다.
게시물ID : love_374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버려진똥
추천 : 0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0/22 21:44:52
  길었던 추석 연휴를 지나, 힘들었던 시험기간이 끝났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 술도 마시고 게임이나 기타에 몰두했다. 그 순간뿐이었다. 결국은 네 생각을 했다. 어디서 부터 시작이었을까. 우울해하고 있을 때, 그 게임을 한 것으로 사람과 어울리려고 했던 게 잘못일까. 너를 만나러 부산에 가서 너에게 고백을 한게 문제였을까. 너랑 사귀면서 보였던 내 모습이 틀린걸까. 난 모르겠다. 모르려고 한다. 이젠 끝났으니까. 아마 너랑 다시 사귀게 되어도 난 똑같을 것이다. 내가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너랑 나 그 차이에서 오는 사소한 불만도 많이 쌓일 것이다. 헤어지자고 말해줘서 고마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으니까. 사실 울산에 돌아오고 나서 생각했다. 일부로 꿈을 가지고, 운동을 해서 네가 나를 다시 좋아할 수 있게 하자고. 막상 돌아오고 난 뒤는 자괴감과 우울뿐이었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고, 난 나인채로 계속 지낼 것이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잘 말하지 않을 것이고, 내가 손해보더라도 내 사람들을 좀 더 챙길 것이다. 그냥 이제까지 나였던, 나인채로 지내려고 한다. 내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전까지는.

  생각해보면 너는 결혼을 생각해야될 나이고, 난 아직 학생이기도 했고. 꿈을 가진 너에게 있어 나는 꿈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너만을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생각했던 것 만큼 잘 되진 않았지만. 작년과 같이 큰 우울로. 견딜 수 없는 자괴감으로 다가오지 않는게 다행이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지금 나의 생활에서 네 물건이 참 많다. 버릴 수 없다. 그 전에도 그랬으니까. 그래도 군대에 있을때는 다 치우기라도 했지만. 여기서는 치울 수가 없다. 너무 큰 레고에, 네가 사준 옷들에, 인형, 그리고 새끼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까지. 다 그냥 그대로 두고 사용하려고 한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나중에 너에게 약속한 것을 받고 고맙다고 말하면서 웃을 것이다. 우울해지면 우울해 지는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생각이 안나면 안나는 대로. 그냥 지낼 것이다.

  나중에 만나 고맙다고. 정말 고마웠다고 말 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웃으면서 이젠 괜찮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나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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