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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원 받았다...
게시물ID : love_386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iskil-Lyra
추천 : 1
조회수 : 3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20 22:54:03
 6월 21일에 이 곳에 들어왔던 두서없이 글을 적고 있던, 서슬 퍼렜던 한 맺혀 있던 나는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망각이라는 선물 덕택에 그 슬픔은 점점 희미해지는 거 같다.

당시에 서로가 서로의 배를 가르며, 누구 뱃속에 황금알이 있는지 확인해보자고 칼 부림을 했었는데,
아마도 황금알은 내 뱃속에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연락처를 차단하지 못하고 있었다.

2~3달쯤 지났을까?
그녀에게서 주기적으로 연락이 계속 왔다.

처음엔 답장을 하다가, 전화를 하다가, 만나 버렸다.

만났는데, 어떠한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거짓말 이겠다.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했니?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거야?
아직도 날 사랑하니?

머릿속에서 풀 볼륨으로 여러 가지 말들이 계속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다면,
지금 만나는 사람은 단순히 나의 대용품에 불과 하다는 그녀의 말에, 홀려서
다시 그 두 손을 붙잡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성의 끈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만난 후에도, 나 조차도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연락처를 여전히 차단해놓지 않았다.
간간히 오는 연락에 답변만 해주고 있었다.

만난 시간이 길어서, 그냥 그 잔영이 남아있는 건가.
아직도 마음이 남아있는건가.
혼자 질곡에 빠져, 나에게 되뇌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여러 사람들을 소개 받고 만나고 하였다.
내 마음의 공허함을 달래 줄 수 있는 바람을 갖고, 자리에 나가서 였을까...
마음에 드는 사람은 만날 수가 없었다.

과연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내가 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했었는데...

참, 엉뚱한 곳에서 구원을 받았다.
카페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가 내 번호를 가져갔다.
바쁜 업무와 더불어서, 내기해서 번호 따가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펜으로 번호를 적어서 건내주었다.

번호를 넘겨주고, 2주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 낯선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나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연락을 했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약속 잡고 만나게 되었다.

만나서 보니... 응....? 옅은 화장을 하였지만, 하얀 피부에 솜털을 숨길 수 없는 그런 앳된 얼굴이었다.
덕분에 처음 보자마자 다짜고짜 물어본 말이, '몇살이예요?' 였다.

돌아온 대답을 듣고 보니, 머리가 찌잉 해져왔다. 고등학생이라니.

너무 어려서 그냥 잘못 판단하는 걸지도 모르고, 그냥 내 어떤 모습을 보고, 그냥 그게 어른스러워 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타이르며,
20살이 넘어도 만약 내가 생각이 난다면, 다시 연락을 해달라고 말하며,
그 날은 그냥 카페에 가서 이야기하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그 아이와 그런 시간을 보낸 후,

나는 그녀를 차단하고, 그녀의 어떤 근황도 궁금하지가 않다.

생각보다 빠르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구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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