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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싫어졌다.
게시물ID : love_386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eshi
추천 : 0
조회수 : 5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1/21 00:27:18
33, 적지 않은 나이임을 안다. 

지금까지 연애도 남들 못지 않게 했었고... 좋았던 추억, 싫었던 추억 모두 가지고 있다. 

마지막 연애를 끝으로 나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사람도 무섭고, 사랑도 무서웠다. 


그렇게 두 달여...

나는 게으른 나로 돌아와 있었다. 혼자도 좋았고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아도 좋았다. 살이 찍고 수염은 덥수룩하게 자랐고 머리는 엉망진창으로 길었다. 

하지만 33 이라는 나이 때문인가... 

부모님은 날 가만히 두지 않았다. 어떤 여성분의 사진과 전화 번호를 보내주셨고, 나는 하기 싫은 소개팅이라는 이름의 선을 봐야만 했다. 

간만에 머리를 깍고 면도를 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다. 

예의니까, 우선은 만나서 이야기라도 해야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속을 잡기 위해한 연락은 그걸로 끝이 되었다. 

속이 시원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외모가 아님을 알게 되었기에 미련이 사라졌고, 한동안은 부모님께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다. 지금까지 나를 만난 사람들은 도대체 나의 어디가 좋았던 것일까? 뚱뚱한 외모, 까칠한 성격의 독설가인 나의 어디가 좋았던 걸까?


시원한 한편 마음 속 깊은 곳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변하기에도 늦어버린 나이, 어쩌면 이렇게 되는게 내 운명은 아니었을까? 그 동안 사랑하라 아등바등 발버둥치던 나는 그저 미련한 곰탱이 아니었을까?


나는 그냥 오늘 모든게 싫어졌다. 헤어지고 나서도 날 괴롭히는 전 여친도, 어떠한 노력도 못하고 있는 나도, 지나친 기대를 가진 부모님도, 좋은 사람 만날거라는 친구들도 모두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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