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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시한부 판정 받았네요. 전 어떻게 하죠.
게시물ID : love_41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행복할거
추천 : 21
조회수 : 692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8/02/09 01: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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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대부분 생략하겠습니다.
여자친구나 지인이 보면, 저에게 너무 실망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한달전 여자친구가 암에 걸렸다고 올렸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별거 아니겠지, 
종양이라 수술하고 때내면 될거야 생각했었는데,

조직검사 결과 예후가 나쁜 악성이고, 
진행이 빠르고, 전이가능성도 크고
평균 생존률은 15개월~20개월 사이랍니다

일단 잘라내거건 불가능해,
최대한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시작했어요.
(자세한 내용과 병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냥 마음만 찢어집니다.

지금껏 2년을 사귀면서, 매일 빠짐없이 보고 
(안본적이 예비군 갈때 삼일인가 있었네요.) 
그렇게 자주보며 단한번 싸운적 없었어요.

우린 정말 취미부터 성격까지 모든게 잘맞는다면서, 
" 이제 서로 다른사람 어떻게 만나? 우리 꼭 결혼하자 "
하던 사람이였는데.

오늘은 이런 얘길 하더라구요. 
" 오빠, 솔직히 나 만난거 후회하지? "
" 떠날거야?? 떠나도 원망 안할게.. 왠지 내년에 다른여자랑 선보고 있을거 같은 느낌이들어 "

그냥 이런소리들을 웃으며 하는데 너무 가슴아팠어요.

자기도 지금 너무나 아프고 힘들면서
저만 오면 "오빠~오빠" 
그때 만큼은 항상 웃음꽃이 만개해 너무나 좋아해줍니다.
근데 이 모습이 왜이리 가슴아프던지

일단 기적이란것도 있고,
(너무 드물지만 말기암 환자중 극적으로 살아난 케이스들도 있더라구요) 
여자친구도 절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나도 끝까지 기다린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뒤돌아서서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뭘까.
어떻게 하면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을까.

또 한편으로는 이기적이지만, 
행여 잘못됐을 때 내가 덜 상처받기위해 조금씩 조금씩 정리하는 시간도 가지자는 생각도 합니다. 
(사실 사진과 동영상 다 컴퓨터로 옮기고 폰에서 지워버렸고, 배경화면도 다 바꿨어요. 매일 폰 볼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여자친구가 몇주를 고통때문에 죽고싶다고 괴로워 할때, 
저는 곁에서 하루종일 눈물만 흘리고, 너무 지쳐 공황장애까지 와 숨쉬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러 감당하기가 힘들었거든요.

또 간병하고 병원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이 매번 너무 고통이였어요. 함께 자주 걷던 길, 밥 먹던 식당들, 카페들 그리고 거기서 나누던 대화부터 시작해 모든게 생각이나서... 

그땐 이러다 홧병으로 내가 죽겠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글쓰는 지금도 추억을 떠올리면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근데 이것보다 더한 충격을 받으면, 지금부터 조금조금씩 마음의 정리를 하지 않는 이상 너무나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후회 사실 조금의 후회도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냥 차라리 몰랐더라면 평소랑 다름없이 잘 살고 있을텐데.
왜 도대체 왜...너무 천사같고 착하고 좋은 사람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이고, 부모님과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속사정과 고민들까지 다 들어주고 이해해주던 사람인데. 이젠 제가 너무 힘들어요.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어요.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 느낌이에요.

얼른 다 나아서 같이 카페가 수다떨며 커피한잔 하는게 꿈에서 불가능이 됐네요.

제가 할 수 있는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여친이 고독과 두려움을 조금도 느끼지 않도록 옆에 꼭 있어주는것, 그것밖에 없는걸 잘 알고, 꼭 그렇게 할거지만.
앞으로 저는 어떻게 감당하죠... 시간이 해결해 주나요?
이럴땐 그냥 제가 사이코패스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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