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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ASMR
게시물ID : love_42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란.
추천 : 3
조회수 : 6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25 0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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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할때 세탁하고 널었어야 했다. 
미세먼지 덕분에 환기를 못시켰더니 빨래가 더디게 마른다.
그리워라 북동풍. 그리워요 맑은공기
건조기가 없는 나는 촉촉한 빨래 냄새를 덮고, 거실 한 가운데서 잠을 부른다.

거실에 이불 깔고 누운지 이틀째.
그가 코가 막혀서 잠을 못자길래 거실로 나왔다.
자리가 바뀌면 좀 나아질까 해서였다.
사려깊다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불 질질 끌면서 
마지못해 나왔다.

정말이지 굳건한 코다.
비염 수술만 세 번하고 최근 2년동안 면역주사도 맞았는데 
뚫릴 기미가 없다. 우리네 인생같은 코자식.

드르렁 드르렁대며 물러서지 않으면 
다쳐도 모를 위협적인 코골이.
오늘은 탱크가 아니라 경운기정도 되는 것을 보니, 
코막힘이 조금 뚫린게로군. 

이제는 저 경운기가 지나가야 안심이다.
들숨날숨 소리가 없는 날은 이 남자가 죽었나싶어서 
팔뚝을 슬며시 두드린다.
그럼 경운기 엔진 소리가 속삭이면서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다.
나에게는 경운기ASMR인 것이다.

앞선 밤에는 주로 빗소리, 파도 소리를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인간ASMR을 옆에 두고 헛짓을 했군.
자네를 ASMR아티스트로 임명하겠소.
출처 한사람하고 8년이나 만날줄은 몰랐는데, 코골이도 8년째 듣다보니 적응이 되나봅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
https://m.blog.naver.com/tear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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