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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짝사랑
게시물ID : love_434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는삶
추천 : 1
조회수 : 5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7/17 22: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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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학창부. 신입생 그녀를 봤다. 첫눈에 반한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 그 아이가 계속 생각났고 나도 몰래 내 눈은 그녀를 응시했다. 길을 걷다가 그녀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뒤를 보면 그 곳엔 그녀가 있었다. 그런 일은 그 후로도 계속됐다. 난 그녀에게 계속 빠져만 갔다. 내 마음엔 온통 그 아이뿐이었고, 항상 그 아이 이름을 불렀다. 힘들 때마다, 기쁠 때도 내겐 그 아이뿐이었다.


시간은 흘러 졸업이 다가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용기 내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렇게 내 첫사랑이자 짝사랑이 시작됐다. 고등학교 입학.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도 버겁던 그때 그 아이의 주소를 알려준 친구에게 그 아이에 대해 물었고, 난 지금도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게 됐다. “티켓 다방에서 일한데.” 티켓 다방이 무엇인지 묻고 나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리고 어린 그 아이가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누군가의 강압은 아닌지. 그 아이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왜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지 화가 났다. 세상에 분노했고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신이 있다면 멱살이라도 잡고 따지고 싶었다. 가슴이 찢어졌다. 견디기 힘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어느 날 그 아이에게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티켓을 사달라는 편지였다. 내가 가진 돈을 모두 털어 편지와 함께 보냈다. 그러며 그런 일은 더 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것밖에 못 보내 미안하다고. 그녀에게는 그 이후로 더 이상 답장이 없었다.


혼자 꽤 오래 괴로운 시간을 보낸 끝에 난 내 짝사랑을 끝내기로 했다. 그 아이에게서 받은 편지와 사진을 모두 불태웠다. 아무리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었기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내 바람은 하나뿐이었다. 내가 가진 모든 행복과 행운을 그녀에게 주겠다고. 그 아이만은 행복하라고. 하늘에 빌고 또 빌었다. 그 뒤로 그 아이를 잊지 못했다. 난 버릇처럼 그 아이의 이름을 되뇌였다. 그 아이를 잊기까지 8년이 걸렸다. 정확히는 잊은 게 아니라 그 아이 이름을 되뇌지 않고. 가끔 그 아이가 생각나기는 정도가 되기까지다.


내 나이 38. 난 혼자다. 지금까지 혼자였고 아마 앞으로도 혼자일 것이다. 그런 내겐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죽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남편과 아이의 손을 잡고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로 웃고 있는 그 아이를 먼 발치에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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