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댓글로 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 따로 올릴께요
원문
"제일오래사귀고 제일 많이 좋아했고
편한연애였음 (남자쪽에서)
1년넘게만나고 입대2주전에 남자가 찼음
싸우다가 지친다는이유로.
남자는 답장도 느리고 대충이었는데
내가얼굴 자주 못보면 연락이라도 잘되야하는거아니냐 싸웠었는데 집착하는거같다고했음....
친구가 입대전날 전여친한테 연락해봐라 했는데 내일군대가는데 어떻게하냐 라고 말함
나랑 다 처음이었음(중학교때가 마지막연애였기때문에)
대학에서 첫눈에반해서 남자가 쫓아다니다가 사귐
사귀면서 사소한걸로 싸우는일 많았음
군대기다려달라고하길래 기다려주겠다고 했었음
생각날거같음? 생각나도 연락할거같음..?"
남자가 군대가서 헤어지게 되는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 3가지 정도가
1. 남자가 더 이상 여자에게 해줘야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서 헤어지려고 하는 경우
2. 입대 시기가 다가오면서 남자 여자 둘 다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예민해서 자주 싸우다가 헤어지는 경우
3. 자주 못 보기 때문에 일종의 원거리연애에서 근거리연애로의 전환을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
님 커플의 경우 셋 다 해당되는 것 같고 3번째가 가장 많이 해당 되는 것 같네요
제가 100프로 1. 에 해당되어서 이별을 한 경우라서...
(제가 인생 살면서 저지른 일 중에 가장 후회하는 일입니다)
군대 때문에 헤어지게 되는 커플들 보면 유난히 안타깝습니다
1. 남자가 더 이상 여자에게 해줘야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서 헤어지려고 하는 경우
이것에 대해서 설명을 좀하자면
남자는 내가 여자에게 필요하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받는 것 자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면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받는다는 기분 자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사주는 것은
남자 입장에서는 내가 여자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기분이 들게 해주고
여자 입장에서는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죠
남자도 여자도 서로 좋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보통 군대는 서로 나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글이 남자분의 표현을 그대로 썼다고 가정한다면
"내일 군대 가는데 어떻게하냐"
이 문장은 내일 군대가니까 연락하기 싫다가 아니라
최소 연락이 하기 싫은 것은 아니나 혹은 연락을 하고 싶으나
상황상 하기가 여의치 않다, 혹은 면목이 없다, 정도로 해석되는데
이게 내가 여자에게 더 이상 필요하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못 받으므로
연락하기가 껄끄러운 겁니다
그런데 여자 입장에서는
"나에게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날 밀어내려나보다, 날 정말 사랑하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 거의 없죠
"군대도 가는 마당에 이제 나한테 해 줄 수도 없는 주제에, 내가 얼마나 싫으면 연락을 안할까?"
이렇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남자는 내가 여자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못 받고
여자는 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죠
군대와 관련 된 논문이나 책은 본 적이 없어서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경험에 한정해서 좀 말씀드리자면
저 훈련소랑 자대 포함해서 남자가 여자 먼저 찬 경우 본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여자한테 차여서 폐인처럼 사는애들이 태반입니다
그럼에도 군화 거꾸로 신네 어쩌네 이런말이 많이 하기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남자들의 저런 심리자체를 여자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군대 가면 평소 여자 안 좋아하던 애들도 좋아하게 됩니다
보통은요
특히나 신병 기간에는 상대가 어떤 누구든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사람의 편지가 오면
그건 군대에서 일어 날 수 있는 하루중에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요즘은 군대에서 스마트폰 다 사용 가능하다하니 요즘도 그런진 잘 모르겠네요)
제 후임들 보면 군대가서 하는 짓 중에 하나가
"평소에 자기가 좀 싫어했던, 그러나 자기를 좋아하는 못생기거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자"
한테 연락을 하는 애들을 종종 봤습니다
걔내들이라도 "여자니까" 만나고 싶어지는거죠
님의 커플이 정확히 어떤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론적으로 저런 이유로 군대가기전에 혹은 가고나서 트러블이 생기니까
참고해보시라는 의미로 글 썼고요
일단 군대를 가서 남자가 여자가 아무 이유없이 싫어지는 경우는
흔한 경우는 아니라는 겁니다
제대하면 싫어진다고 하셨는데
싫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2년 남짓한 시간이 서로가 변하기 충분한 시간이라서요
그러나 보통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전역하자말자 남자가 여자 찬 케이스 평생 살면서 단 1번 들어봤습니다
반면 전역했는데 남자가 차인 케이스는(혹은 전역할때쯤 다 되어서 차인 케이스)는 20번 이상 들어 본 것 같네요
오히려 애초에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하던 인간인데
전역 후에 짐승이 되어 있는 남자후배들 많이 봤습니다
(분명히 저 앞에서 못생긴 아줌마가 걸어오고 있는데 자꾸 내 심장이 뛰고 얼굴이 빨개진다거나...)
게다가 전역을 하게 되면 남자는 2년전의 어린 학생 그대로인데
여자친구는 4학년 고학번 선배가 되어있거나 직장인이 되어 있습니다
...여자 몸값이 더 올라가있는거죠
물론 지금 님에게 정말로 정이 떨어져서 님에 대한 호감이 1도 안 남았다
그러면 전역하고 나서도 님하고 안 사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라도 그때부터라도 다시 님을 좋아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요점은 전역하고 나서 남자가 여자를 싫어하는 경우는 잘 없다는 겁니다
싫어한다기보다 애초에 헤어진 지 너무 오래라서 감정이 아예 다 사라졌다거나
군대를 떠나서 그냥 원래 안 맞아서 헤어졌기 때문에 전역해도 사귈 생각이 없다거나
그럴 수는 있겠죠
3. 자주 못 보기 때문에 일종의 원거리연애에서 근거리연애로의 전환을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
이거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군대를 가게 되면 거리에 상관없이 자주 못보게 되므로
이전까지는 그래도 얼굴도 보고 만나다가
카톡이나 전화로만 연락이 가능한 일종의 원거리 연애 형식으로 바뀌게 되는데
원거리 연애 할 때는 잘 사귀다가 근거리 연애하거나 동거 시작하면서 싸우는 커플이 있는가하면
원거리 연애 할 때는 맨날 싸우다가 막상 가까운 곳에 사니까 아예 안 싸우는 커플이 있어요
혹은 반대 상황도 있고요
(근거리 연애 할 때에는 안 싸우다가 원거리연애할때는 잘 싸우게 된다거나
근거리 연애할때에는 잘 싸우다가 원거리연애하면서 안 싸우는 커플)
이건 커플들의 성향마다 다르고 같은 상황이라도 이유는 조금씩 다릅니다
카톡하는 습관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원거리연애를 하면서 싸운다거나
정말로 사소한 이유가 원인이기도 하고(예를 들어 동거를 막상 했는데 남자가 청소를 안해서 싸우게 된다거나)
가장 대표적이고 단순한 것 하나만 말씀드리면
불안형이 원거리 연애를 좀 못 견뎌합니다
결론적으로
1. 님은 안전형인데 불안성향이 조금 높은 편이거나
2. 불안형이거나
3. 회피형인데 남자분을 정말 미치도록 엄청나게 사랑하거나
4. 혼돈형인데 불안점수가 회피점수보다 높거나
이 넷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처음이거나 두번째 일 가능성이 커보이고
연락을 자주 해주기를 원한 것
남자 입에서 "넌 나에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이 나온 것
남자가 헤어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2번이나 여자분이 잡은 것
군대 다녀오도록 기다려주겠다고 한 것
일단 이거는 어느정도 불안성향이 있어야만
혹은 회피성향이 낮아야만 할 수 있는 행동들이거든요
제 생각에는 불안형 - 회피형의 전형적인 연락 문제의 상황 자체가
이별의 원인이 좀 아닌가 하는데
1. 애초에 군대에 감으로 해서 여자분이 불안해짐
2. 불안하다보니 연락을 많이 강요함
3. 남자분은 안 그래도 힘든데 연락하면 나한테 짜증내니까 더 연락하기 싫어짐
4. 그럴수록 더 연락을 많이 강요함
5. 그러다가 헤어짐
6. 다시 사귐
7. 헤어지자는 말까지 들은 여자가 더욱 불안해져서 더 연락을 많이 강요함
이게 반복되다보니 갈등이 고조되어서 남자분이 지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전역 후에 사귀는 건 2년 후에 가능한 일이라서 여기서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군대 다니는 동안 다시 사귀고 싶으시다면
님이 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시고 마음을 좀 내려놓으시고 연애하셔야 하고
내가 이제 다시 연애하면 예전처럼 집착 안한다고 상대방이 믿게 말하셔야 합니다
남자분이 휴가 나왔을 때 만나서 꼬셔보세요
남자는 실제로 만나면(특히나 군인이라면...) 마음이 약해질 겁니다
이런 전형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제가 헛짚은거고
이런 전형적인 좀 상황이시라면
제가 오유에 쓴 글인
회피형과 불안형의 연락 문제에 대해
집착을 덜하는 혹은 헤어지는 방법 feat.불안형 회피형의 연락문제(2)
한번 읽어보세요
글 자체가 짧아서
제가 상황을 혼자 추론하거나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거나
대표적인 경우에 한정해서 설명 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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