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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짱이를 키우자 - 16
게시물ID : love_46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짱이를키우자(가입:2015-11-24 방문:50)
추천 : 7
조회수 : 93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9/11/04 00:22:23
주말 아침.
살짝 열어둔 창문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눈을 뜬다.

약간 저려오는 팔.
혹여 니가 잠에서 깰까 그대로 둔채.
살짝 고개만 돌려 너의 얼굴을 바라본다.

동그랗고 갸름한 얼굴.
콧등이 조금 솟아있는 코.
살짝 쳐진 눈썹과 눈꼬리.
내가 만져 흐트린건지, 잠버릇에 흐트러진 것인지.
헝클어진 머리카락.
주말 내내 면도를 하지 않아, 수더분하고 까슬하게 올라온 수염.
건조한 날씨에 살짝 말라있는 입술.

가만히 너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너의 얼굴이 항상 겹쳐보인다.

스물 여덟, 스물 일곱.
3년차 사수, 1년차 신입사원 부사수.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앳된 얼굴,
군살 없이 호리호리 했던 몸매,
솜털 보송했던 얼굴.
사람 좋아보이는 살짝 쳐진 눈썹과 눈매.

그때의 너를 지금의 너와 겹쳐본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음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젖살이 빠진 턱은 그 선이 드러나고,
솜털 보송 했던 얼굴엔 어느새 까슬한 수염이 자리를 잡았구나.
살짝 쳐진 눈썹과 눈매는 조금 더 쳐졌구나.
그 눈가엔 어느덧 주름도 생겼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기분좋은 좋은 꿈을 꾸는건지,
살짝 웃으며 잠결에 웅얼거리는 모습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다.

조심히 팔을 치우며,
너의 목에 베게를 대어준다.
장난스레 머리를 헝클여 본다.
언제나 처럼 찡그린 표정.
다시한번 머리를 헝클여 본다.
손을 치워내며 내게 안겨온다.

사수와 부사수로,
형과 동생으로,
때로는 형제와 같이,
때로는 친구와 같이,
그러나 각자 다른 사람의 연인으로,
그렇게 지내왔던 우리의 7년.

그리고.

서로의 연인으로 지내온 우리의 2년.

서른 여섯, 서른 다섯.

그 하루 하루가 쌓이고 쌓여 어느새 10년을 바라보는 세월이 흘렀구나.
그 세월이 쏜살같았음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이 아침.

가장 먼저 너를 보고,
가장 먼저 너를 듣고,
가장 먼저 너의 체온을 느끼는.
주말 아침.

처음 어색하기만 했던 이런 아침도, 이제는 익숙하기만 하다.

함께 눈을 뜨고,
함께 베드민턴을 치고,
함께 먹는 국밥 한그릇,
함께 운동을 하고,
함께 사우나를 하고,
함께 기울이는 술 한잔.

이제는 이리도 익숙한,
너와 함께하는 주말.
너와 함께해온 주말.

2년 반의 주말아침동안 항상 옆에 있어주었음에 감사하기 위해,

우리가 지내온 날들을 다시 한번 추억하고,
우리가 함께할 날들도 지금과 같기를 소망하기 위해,

오늘은 함께 무엇을 할까.
오늘은 함께 무엇을 먹을까.
오늘은 함께 어디를 갈까.

함께할 오늘에 미리 감사하기 위해,

잠든 너를 가만히 바라보기 위해,

05:15 A.M.
나의 아침은 너의 아침보다 언제나 15분 먼저 시작된다.

나의 동생.
나의 연인.
오늘도 미리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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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오랜만이네요.
많이 바쁘고, 건강문제도 있어서..  예전에 글을 간간히 쓰다 안쓴게 2년은 된 것 같네요.
아침에 가만히 생각하다보니, 동생과 처음 사귀기 시작할 즈음에 부계정으로 오유에 글을 썼던 것들이 떠올라서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고.. 잠이 오지 않아 오랜만에 한번 적어봤습니다..
본 계정으로는 매일 접속은 했는데 ㅎㅎ 바쁜일상에 글 써볼 생각은 미쳐 못했던 것 같네요.
본 계정으로 당당히 쓰고 싶지만.. 남 남 간의 이야기라.. 부 계정으로 작성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하 내일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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