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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짱이를 키우자 - 17 ( 그 밤. )
게시물ID : love_467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짱이를키우자(가입:2015-11-24 방문:50)
추천 : 1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11/05 01:15:47
형 미안해요.
형 미안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내 눈조차 마주보지 못하고 푹 떨군 고개.
잔뜩 겁에 질린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목소리를 간신히 다잡으며 나에게 얘기한다.

많이 취했다.
그만 가자.

내 뒤를 따라 일어나다,
몸조차 가누지 못한채 푹 쓰러진다.

여느때 였다면,
녀석의 팔을 내 어깨에 들쳐매고,
허리를 감아안고 부축해 나갔을 것을.

여느때와 같았다면,
집으로 데려가 재웠을 것을.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녀석의 팔을 잡으려하던 내 손이 멈칫 한다.
겨우 한쪽팔에 내 손만 맞댄채 밖으로 나간다.

택시를 잡고, 집 주소를 알려준다.
녀석의 집.
택시를 잡고, 집 주소를 알려준다.
나의 집.

그렇게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

함께 눈 뜨는 아침,
함께 하는 출근길,
함께 하는 일,
함께 진행하는 회의,
함께 하는 퇴근,
함께 하는 저녁식사,
함께 하는 운동,
함께 기울이는 술 한잔,
함께 꾸는 꿈.

생글거리는 표정과 나에게 아침 인사를 할 때마다.
장난스러운 몸짓과 걸음거리로 산책을 할 때마다.
잠꼬대를 하며 내게 안겨오는 너를 볼 때 마다.

그 밤이 이렇게나 떠오를 줄은,
그 밤을 생각할 때면,
이토록이나 내 가슴을 찔러댈 줄은,
몰랐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뒤늦은 후회가 이토록이나 밀려올 줄은 몰랐다.

그 밤.
나에게 큰 죄라도 지은듯,
마치 죄인과 같은 표정으로 뱉어내던 너의 말.

너의 말을 들으며,
나 또한 깨달았다.

나조차 모르고 있던 나의 마음.
분명 너와 다르지않은 그 마음.
나에게도 너에 대한 그것이 있음을,

나 또한 깨달았다.

그밤 너를 부축하려던 손을 멈 춘것은,
그밤 너를 보내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던 것은,

너를 향한 거북함이 아니었다,


겪어본 적도, 생각해본적도 없는.
그러나.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내 안에 자리잡고 있던 그것.
그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나를 향한 너의 고백과,
너를 향한 그와 같은 마음.
그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후 일주일 남짓한 시간.

못나게도,
어리석게도,

너를 대하는 무미건조함으로,
너와 나 사이에 둔 거리감으로,

그렇게 내 스스로를 방어했다.

그 밤.
그 일주일 남짓한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지.
얼마나 그 여린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지.

서로의 연인으로 지낸 2년 반.
그 밤, 그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대해.
너는 단 한번도 내게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따금씩 그 때의 상처가 엿보이는 날이면,
이따금씩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애써 감추려는게 보이는 날이면,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으로 잠꼬대를하며 안겨오는 너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날의 후회가 또 다시 밀려온다.
내 가슴을 이렇게나 찔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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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다 한번 쓰니.. 또 계속 쓰게 되네요 ㅋㅋ
점심때 이전에 쓴거 한번 같이 봤는데 손발 오글..

옛날 생각이 갑자기 써볼랬는데 자세히 쓰면 또 너무 길어질거 같고..
대충 써봤는데.. 예전만큼 뭔가 예쁘게 안써지네요..
나이먹어서 그런가.. 어느덧 두달후면 37..

방금전에 주고받은 따끈한 분위기 파괴 카톡. ㅂㄷㅂㄷ.

글 쓰면서 동생한테 미안하다고 카톡해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뺀질이.
낼 면담이다.

그나저나 낼 점심 특식...
밥맛만 젤 좋은 회사..  잘 먹으려면 일찍 자야지..

굿밤 되십쇼 ~
제목 없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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