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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짱이를 키우자 - 18
게시물ID : love_468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짱이를키우자
추천 : 3
조회수 : 87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9/11/08 22:09:03
이른 아침 출근길.

여느 때와 달리 꽉 막힌 도로.
자욱한 안개와, 울려대는 경적 소리.
여전히 조금 남아있는 어제의 두통과,
살짝 흐려지길 반복하는 시야.
뼛성이 일어날법도 한 출근길

누군가는 짜증을 내고,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피곤에 지친채로,
누군가는 쓰라린 속을 부여잡고,

그렇게 시작하는,
이른 아침 출근길.

나 또한 그럴법한,
나 또한 그렇게 시작하는,
이른 아침 출근길.

창문을 살짝 열고,
부쩍 쌀쌀해진 바깥 공기를 느끼며,
기분 좋은 노래를 틀고,
빵 한 조각을 베어 물며,
커피 한 모금을 삼키며,

잠이 덜 깬 그대를 잠시 눈에 담으며,
그대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어 잡으며..

오히려 느긋하다.

그대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어떤, 무엇에도 관계없이,

그 모든 것은 행복이다.
그 순간 자체로 소중하다.

오히려 혼잡한 출근길마저도,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만드는,

자욱한 안개속일지라도,
마치 둘 만의 공간에 있는 듯 설레이게 만드는,

그런 사람.
그런 마법같은 사람.
그런 마법같은 사랑.

나는 지금.

마법 같은 일상속에 살고 있다.

--------------------

스물 여덟, 스물 일곱.

3년차 직장인이었던 내 앞에,
1년차 신입사원의 모습으로,
너는 나타났다.

선배와 후배로,
일을 할 때면 항상 옆에 두고 가르쳤고,
회의를 할 때면 항상 옆에 두고 배우게 했다.
외근이라도 나갈 때에면, 항상 조수석에 태워 데리고 나갔다.

어느덧 너는 나와 형 동생으로, 친구로,
함께 운동을 하고,
함께 축구를 하고,
함께 스키를 타고,
함께 여행을 가고,
함께 등산을 가고,
함께 게임을 하고,
함께 사우나를 가고,
함께 술 한잔 기울이는 일이 잦았다.

서른 넷, 서른 셋.

나의 남동생은,
나의 친구는.

이제는 나의 연인으로.

같은 방에서,
같은 햇살을 맞으며,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이 눈을 뜨고,

같은 차를 타고 출근을 하며,
같은 차를 타고 퇴근을 하고.

함께 하는 미래를 그리고,
같은 꿈을 꾸며 잠에 든다.

어느덧 서른 여섯, 서른 다섯.

너의 아침보다 항상 조금 더 일찍 시작되는 나의 아침에,
곤히 잠든 너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고 있노라면,
종종 지난 2년 반의 시간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알람이 울리면,
이 달콤한 꿈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그 많은 사람 중 하필 니가,
그 많은 부서 중 하필 나의 부서에,
그 많은 부서 사람들 중 하필 나의 부사수로,
내 앞에 나타났음이.

너는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나는 예비신부와 파혼하며,
비슷한 시기에 함께 이별의 아픔을 겪었음이.

어느날  갑자기 나의 후배로 나타났고,
어느새 형 동생, 친구가 되어있었고,
어느새 연인이 되어있음이.

그리고 이렇게,
내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음이,
그런 너를 이렇게 가만히 볼 수 있음이.

너와 함께한 10년 남짓한 이 시간이,
마치 행복한 꿈만 같다.

매 순간,
행복한 꿈을 꾸는 듯 느끼게 해주는,

그런 사람.
꿈만 같은 사람.
꿈만 같은 사랑.

나는 지금.

꿈만 같은 일상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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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야근하고 올 때가 됐는데..
기다리면서 끄적여봅니다.

불금 다들 뭐하십니까.

쌀쌀한 밤엔 포차에서
우동에 산낙지에 쏘주가 딱이지...

불금되십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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