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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배려가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이유
게시물ID : love_6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제빙어축제
추천 : 11
조회수 : 1568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7/08 02: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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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이폰 처음사고 예전 핸드폰보다 훨씬 나은 음질에 설레서 멜론을 결제했다. 
나도 이제 감성챙기며 노래를 열심히 들어야지.
생각해보니 중학생때 회색 싸구려 스피커, 그리고 오빠가 들여온 약간 삐까뻔쩍한 스피커에는 언제나 노래가 흘러나왔다. 하교 후 내 여가는 거진 컴퓨터앞에서 이뤄졌다. 
W&whale. Greenday. oasis. travis. 동방신기. 빅마마. 등등.  
이제 대학생. 그 패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롯이 혼자 벌어 혼자생활하는 자취생은 다달이 그 몇천원이 아까워 이어폰을 놓았고
 용돈벌이로 시작해 이젠 일부가 된 어느 업장에선 술마시기 좋은 분위기를 위해 끊임없이 주간 베스트가 흘러나왔다. 
 의식하지 않고 듣는 씨끄러운 음악들이 내게 음악을 많이 듣는단 착각이 생기게 만들었다. 하루에 몇시간씩 귀에 때려박히는 음악들. 
 
어느날 남자친구가 내가 음악을 자주 듣지 않아 살짝 안타까워했다. 그랬나? 
아닌데. 나 노래듣는거 참 좋아했었는데.. 

어..그렇구나. 찾아듣질 않네. 
그렇구나. 
내가 이젠 메마르구나. 

그에 반해 남자친구는 정말 음악듣는걸 좋아한다. 자기는 막귀라면서 주로 쓰는 이어폰(?)을 발품팔아사서 음악을 듣는다.(?)
처음 만나던날, 그리고 몇번의 데이트. 첫모습은 언제나 저 멀리서 이어폰을 빼며 웃는 어느 남자. 
항상 목에 걸린 하얀 노랫소리. 
흥얼거리는 붉은 콧노래. 

그런데 이제 그 남자는 그 좋아하는 이어폰으로 그 좋아하는 노래를 안듣고 나와 통화하려 한다. 네 목소리가 잘들린다며 좋아한다.

앗? 그것도 모자라 내 핸드폰에 멜론로그인을 해놓지뭐야. 고마워. 지루하진 않겠다. 오랜만에 노래들으며 집에 가볼까. 

어린시절 그때 들었던 노래들이 이어폰을 탈출해 내 머릿속에 갇힌다. 

이 노래들은 여전히 이렇게 즐거이 노래하고 있었는데.

 지치던 퇴근길이 이어폰 하나로 가슴뛴다.  

 이 세상에 또 이 시간에 나에게 감성을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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