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고 식은 공기와 마주한다 깊숙이 들이킨 들숨이 나를 가득 채운다 흰머리 희끗 거릴 녘 푸른 날들이 붉게 물들 그때 읽겠노라 했던 편지, 뭉텅이로 꺼내와 날숨으로 읽어본다 꽃 피는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달 비치는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칼 같은 외로움이 몸을 쓸고 지나가도 그 소리는 들을 수 없다만 편지 속 가득한 너의 숨소리는 귀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