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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되어
게시물ID : lovestory_55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도로씨
추천 : 2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03 20:08:32

 

 

학교 앞 계단을 내려가는데 봄바람이 나를 스치려 한다.

그냥 그렇게 스쳐가려 하는데

 

나는 무의식적으로 봄바람의 손을 잡았다

조금은 따스한 그리고 조금씩 시원한

얄싸스런 꽃향기와 싱그런 풀 내음을 간직한 그녀를

이대로 지나치게 두면 못 만나고 후회할듯 싶어서

그렇게 스쳐지나가려던 봄바람의 손목을 잡았다

 

조금만 나의 곁에 있어달라고

나는 지나가려던 그녀의 손목을 잡은 채 나즈막히 말했다

그녀는 말없이 웃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내게 안겼다

 

이 포근하고 미친듯이 향긋한.. 곁에만 있어도 평온한 봄바람을

말 없이 안고 또 안겨 있었다

그녀는 날 마주한채 내 얼굴을 그 보드라운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내가 그녀에게 말했다

나랑 함께 있어달라고

그녀가 눈웃음을 그리며 내 입술에 입을 맞춘다

 

 

9초동안의 입맞춤, 영원할것 같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은 시간 9초

그녀가 내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뗐을 때 나를 안던 팔을 더 세게 잡더니 꿈결에나 실을 법한 목소리로 내게 무언가 속삭인다

 

 

그리고 그 한마디가 끝나자 내가 안고 있던 그녀가 정말로 바람이 되어 사라져갔다.

나 홀로 그 겨울의 언덕 위에 서 있을 때 그녀가 한 마디를 속삭이고 떠나갔다.

 

이렇게 스치듯 안녕,

그리고 다시 만나게될때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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