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의 비바람이다.
그렇게 조그마한 물한방울을 뿌리며 내리는 나는
그저 너에겐 의미없는 작은 젖어듦이었다.
너에게 가는 끌림으로
너에게 가려고 했지만 너는 나의 물기를 싫어했었지
더 일찍 깨닳았으면 좋았을껄.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너에게는 한편의 졸린 영화였을지 몰라도
나에게 너에게로 가는 길은 항상 설레고 즐거웠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언젠가 훗날에 그런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나는 오늘도 너에게는 흐린 봄비 처럼 추적추적 한방울 한바람 스쳐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