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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씨] 머리끈의 지 할일
게시물ID : lovestory_804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거짓말
추천 : 2
조회수 : 3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2/16 17:09:22

머리끈의 지 할일



그대를 지웠다고 생각했다
먼지처럼 치웠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찾아 헤매던 머리끈
한때는 그대 머리 위에서 웃고 있었다
분홍색 날개에 하얀 눈을 가지고 있던 머리끈은
어디선가 먼지 입고 나오고 
나는 그 자리에서 우두커니 서 있다

그대가 내 옆을 지나가도 모를 만큼 잊었지만
먼지와 함께 나타난 머리끈에
아무런 준비 없던 나는 촛점 잃어 멍해진다
그순간 나는 화장실 바닥에 회오리치며 내려가는 물이 되어
예전 기억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미소 가득했기에 
눈물 부르는 기억들

잊혀진 머리끈보다 서러운게 무엇이 더 있을까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누군가의 추억에서만 사는 머리끈은
나의 침대밑에 살지만 먼지와 함께 사라져 간다

아무도 찾지 않는 머리띠는 
먼지에게 자신을 알려주고, 
쌓인 먼지에게 자신을 알려주고,
그렇게 먼 시간을 견뎌왔을 것이다
아니면 제 몸의 일부를 기꺼이 떼어
먼지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먼지에게 언뜻 들었나 보다 아니면
쌓인 먼지를 보다가 없어진 머리끈이 
몰래 생각났는가 보다 아니면 머리끈이 
죽어간다는 것을 먼지에게 들었지만
못 들은체 했을 것이다 애써 
외면했을 것이다 발견된 머리끈은 
나를 화장실 바닥에 흘려 보냈다
흘려 보낼 것을 알기에 일부러 
모른체 했나 보다

한때 너와 나를 묶어주던
머리끈은, 영원할 것 같던 노래를 마져 
부르고는 지 할일을 다하였다 다시 한번 
너와 나를 묶어주고는 먼지 불러모으는
구석처럼 바스라졌다


—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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