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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같은 상사 P씨와의 2년
게시물ID : lovestory_82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ㅌHHO
추천 : 0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19 1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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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지금부터 제가 지난 2년간 한 회사에 다니며 만난 어떤 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저는 그를 좋은 사람을 넘어 하나의 완벽한 인격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 중에 일부는 떠도는 좋은 상사의 이야기들을 짜깁기 해 놓은 가상의 인물이 아닐까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전부 제가 겪은 사실이며 단 한 사람의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한편의 긴 칭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건 경망스러운 일 일것입니다.

저는 그 분을 P씨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P씨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저희 회사를 소개해야겠군요.

저희 회사는 수도권에 위치한 중견제조업체입니다.

 규모나 업무량에 비해 급여는 적지만 그로 인해 작은 한 푼의 돈도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회사지요.

급여가 적다고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적은 급여도 차곡차곡 모을 수 있게 돈 쓸 시간도 없으니까요.

 다른 많은 회사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저희 회사처럼 가족 같을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장님부터 직원들 모두를 자식같이 생각하셔서 [이 자식, 저자식] [이새끼, 저새끼] 를 찾으시고 직원들을 또 얼마나 귀여워하시는지 [개새X]라고 부르시는 일도 많습니다.

 사장님부터 이렇게 직원들을 사랑하시니 직원들끼리는 또 오죽하겠습니까? 이런걸 내리사랑이라고 하겠지요?

 

직원들은 또 회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퇴근이라는 단어는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침 8시반까지 출근하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8시면 도착하고 저녁 9시 이전에 퇴근하면 집에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다들 서로를 걱정할 정도지요.

 기본적으로 하루 12시간을 있으니 이곳이 회사라기보단 집이 아닐까요? 이렇게 집과 다름없는 곳에 같이 모여있으니 가족이라는 표현이 아주 틀린 건 아닐 것 입니다.

 이런 행복한 직장에 있다 보니 지금 제가 이야기 하려고 하는 P씨와 같은 분도 만날 수 있겠지요.

 

 그럼 회사자랑은 여기까지 하고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2년 전 면접 날 저는 P씨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처음 만났음에도 서먹함이나 어색함은 전혀 없이 마치 오랫동안 같이 일한 사람처럼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제게  [그래 자네 영어는 점수는 어떻게 되나?] 하고 물었습니다.

 [토익 점에 오픽 등급입니다.]

제 대답에 그는 [요즘 그 정도는 다들 하는 거네~]라며 요즘 젊은이들의 노고에 위로를 건넸습니다.

 비록 본인은 나이가 들었지만 젊은이들의 사정에 밝고 또 그 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제 이력서를 보며 [이게 이력서라고 뽑아온 건가??]라며 피식 웃었습니다.

 저는 소년과 같은 순수한 호기심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 나이에도 저런 순수한 호기심을 유지하다니….>

  P씨의 훌륭함을 그때 이미 알아차렸어야 했지만 저는 멍청하게 놀랄 뿐이었습니다.

 

 면접 때의 우둔함에도 불구하고 보고 한 주가 지나 첫 출근 날 저는 그 분을 다시 뵐 수 있었습니다.

P씨의 하해와 같은 은혜 덕임은 저도 여러분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처음 출근한 날 저는 같은 팀에서 일하게 될 A라는 사람을 소개받았습니다.

건장한 체격에 부리부리한 눈을 한 A1년쯤 전에 이 회사에 입사했고 업계 경력도 상당히 길다며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A에게 인계되어 회사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A는 제게

[1년 동안 당신 자리에서 한달 이상을 버틴 사람이 없었소. 한달 동안 가르쳐놓았는데 달아나는 것보단 혼자 일하는 편이 낫소.

당신도 오늘은 내가 하는걸 그냥 지켜보고 떠나려거든 배우지도 마시오]

 

어딘지 퉁명스러운 말투에 A의 말에

<첫날부터 저게 무슨 말이람?! 정말 이상한 사람이군> 속으로 생각하며 A가 시키는 대로 구슬땀 흘리며 동분서주하는 A를 그저 지켜 보았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벤치에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을 때 A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당신 자리에 들어왔던 사람들은 길면 한달 짧으면 반나절 만에 줄행랑을 쳤소. 당신은 점심까지는 버텼으니 1등은 면했구료.]

[아니 회사가 이렇게 가족 같은데 어째서 다들 한 달을 못 버티고 그만뒀나요?]

[P씨 덕분이지….나는 지난 1년 간 아주 힘들고 외로웠다오. 떠난 사람의 일을 떠맡아야 하는 건 견딜 수 있었지만
마음을 주고 정을 붙인 사람이 별안간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을 때 그 서운함과 배신감 그 후에 찾아오는 외로움은 견디기 힘들었소.]

[정말 힘드셨겠어요….]

[당신도 떠나려거든 내게 희망을 주지 마시오. 그 자리는 쉬운자리가 아니오]

A는 그 큰 거구를 상처 입은 아르마딜로처럼 웅크리고 토요미스터리를 본 초딩처럼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저는 A는 괴팍하거나 퉁명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강건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여리고 상처 입기 쉬운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있었습니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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