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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그것은 꽃보다 화려한 낭비였다
게시물ID : lovestory_82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6
조회수 : 4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03 22:59:16
사진 출처 : http://lecactus.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FeD5ntM2ymQ




1.jpg

조병화별도 울 때가

 

 

 

한참별들을 멀리 바라보고 있노라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별이 있었습니다

 

별도 우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너무 멀리 오래 홀로 떨어져 있어서

서로 만날 가망 없는 먼 하늘에 있어서

아니면

 

별의 눈물을 보는 것은

스스로의 눈물을 보는 것이려니

 

밤이 깊을수록

적막이 깊을수록

 

눈물을 보이는 별이 있었습니다







2.jpg

김요섭

 

 

 

손을 대도 데지 않는다

그 불은

이슬이 떨어지면 더욱 놀라는

그 불은

태고적 이야기에 향기 입는다

그 불은

태양도 꺼트리지 못한

이슬의

그 불은

별빛의 씨 땅 위에서 눈을 떴다

그 불은







3.jpg

고정희사랑법 첫째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4.png

이형기그해 겨울의 눈

 

 

 

그해 겨울의 눈은

언제나 한밤 중 바다에 내렸다

 

희뿌옇게 한밤 중 어둠을 밝히듯

죽은 여름의 반딧벌레들이 일제히

싸늘한 불빛을 어지럽게 흩날렸다

 

눈송이는 바다에 녹지 않았다

녹기 전에 또 다른 송이가 떨어졌다

사라짐과 나타남

나타남과 사라짐이 함께 돌아가는

무성 영화 시대의 환상의 필름

 

덧 없는 목숨을

혼신의 힘으로 확인하는 드라마

클라이막스 밖에 없는 화면들이

관객 없는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언제나 한밤 중 바다에 내린

그해 겨울의 눈

그것은 꽃보다 화려한 낭비였다







5.jpg

김남조약속

 

 

 

어수룩하고 때로는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우리는 한 평생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에

만남에 바치는 고마움을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그 자리를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 살자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불을 지피는

자리에 앉아 눈짓을 보내며 웃고 살자

다른 사람의 행복같은 것

자존심같은 것

조금도 멍들이지 말고

우리 둘이만 못난이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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