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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지우고 잊어버리자
게시물ID : lovestory_83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06 17:54:40
사진 출처 : https://photocanyon.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J4wWhGyrd4M




1.jpg

최영철뿌리

 

 

 

이 푸른 잎을

제 진심이라 생각지 마시고

이 늘어진 가지를

제 기쁨이라 생각지 마소서

그대 눈에 마냥 푸른 빛 보이려고

그대 마음에

마냥 우거진 행복만을 비추려고

이렇게 흙빛으로

천 갈래 만 갈래 속이 탔습니다







2.jpg

김용호너 생각뿐

 

 

 

삼삼 그리면

눈을 부비어 보고

 

하두 보고프면

쩔래쩔래 머리를 뒤흔들어도 보고

 

못 이루는 사랑일 바엔

아예

지우고 잊어버리자

 

하고어제도 오늘도

너 생각뿐







3.jpg

박영근

 

 

 

장지문 앞 댓돌 위에서 먹고무신 한 켤레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동지도 지났는데 시커먼 그을음뿐

흙부뚜막엔 불 땐 흔적 한점 없고

이제 가마솥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뒷산을 지키던 누렁개도 나뭇짐을 타고 피어나던 나팔꽃도 없다

 

산그림자는 자꾸만 내려와 어두운 곳으로 잔설을 치우고

나는 그 장지문을 열기가 두렵다

 

거기 먼저 와

나를 보고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저 눈 벌판도 덮지 못한

내가 끌고 온 길들







4.jpg

최종천없는 하늘

 

 

 

새는 새장 안에 갇히자마자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이제까지 새는

의미가 아니어도 노래했지만

의미가 있어야 노래한다

하늘과는 격리된 날개

낱알의 의미를 쪼아 보는 부리

새의 안은 의미로 가득하다

새는 무겁다

건강한 날개로도

날 수가 없게 되었다

주저앉은 하늘 아래에서

욕망을 지고 나르는

인간의 등이 휘어진다







5.jpg

임영조자서전

 

 

 

1943년 10월 19일 밤

하나의 물음표(?)로 시작된

나의 인생은

몇개의 느낌표(!)

몇개의 말줄임표(……)

몇개의 묶음표( < > )

찍을까 말까 망설이다 그만둔

몇개의 쉼표(, )

아직도 제자리를 못찾아 보류된

하나의 종지부(. )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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